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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 4 (2부 1권) - 백화제방(百花齊放), 선함에 이르는 길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05년 7월
평점 :
동양의 정수, 한자문화권의 사상적 문화의 토대를 일군 위대한 시대, 그리고 인물들...
전국시대, 인간과 사회에 대해 치열하게 사고한 그들이 없었다면 동양은 얼마나 무료한 곳이 되었을까.
백화제방이란 말 그대로 무수히 피고 졌던 그 꽃들이 떨구었던 씨앗들이 2000년의 나무를 있게 했고,
그 그늘 밑에서 혹은 쉬고 혹은 일하고 혹은 열매를 거두며 뼈를 묻어 왔던 것.
어떠한 막힘도 없이, 막힘이 있더라도 목숨을 걸고 자신의 사상을 펼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묵자도, 맹자도, 순자도 가능했을 것이다.
사람은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 이 인류의 모든 철학사적 물음에 그들은 양 극단에 서서 답을 내렸다. 그러나 그들이 도달하는 곳은 같았으니, 사람은 어쨌든 선해야 한다는 것. 선함을 지켜서 선한 존재로 남든, 악함을 누르고 선을 행하여 선한 존재가 되든, 맹자와 순자는 결국 사람을 위한 사람, 정치에 도달코자 했던 듯 하다.
그리고 양 극단, 모든 인간은 그 목적으로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한다는 묵자, 다른 한쪽에 인간은 나라와 법과 권력자의 수단이 되어야 하는 법가. 그런데 이 묵가가 진의 통일과 함께 자취를 감춰버린 것은 안타깝다.
양주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철저한 위아주의, 나를 위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세상을 위한 것이라면 한터럭이라도 허락치 않겠다는 그 생각은 나 뿐만 아니라 남의 터럭도 손대지 않겠다는 자존심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자기 몸을 보존하려는 생각은 결국 남도 보존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이미 말을 하였다면 그것은 더이상 독백이 아니니, 너도 나처럼 자신을 위하라고 웅변하는 것이고, 자신을 가장 잘 위하는 방법을 들을 설파하는 것이다. 남을 해치는 사람은 결국 자신을 보존할 수 없는 것.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나 전쟁이 났을 때, 나라를 위하여 전쟁이 참여하겠다고 하는 젊은이들이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 다른 거창한 이유는 없다. 내 목숨을 보존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다. 이보다 더한 반전사상이 있겠는가. 전쟁은 미친 놈들이나 하라고 해라..
유림6권 완결편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