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글리츠 보고서 - 세계 경제의 대안을 말하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 세계 통화와 금융 체제의 개혁을 위한 유엔총회 전문가 위원회 지음, / 동녘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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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티글리츠 보고서》-세계 경제의 대안을 말하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 세계 통화와 금융 체제 개혁을 위한 유엔총회 전문가 위원회 지음.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유엔총회 의장의 주도로 위기의 원인과 대안 찾기 위한 전문가 위원회가 만들어지고 2009년에 이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몇년 후에 이 책의 존재를 알고 구입했다가 책더미 속에 파묻어 두었다. 금융 위기 10년 째를 맞이하는 올해에야 발굴해서 읽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의 대안을 찾으려는 세계적 흐름이 한참이었을 때, 우리나라에는 위기의 원인이었던 그놈의 글로벌 스탠다드 타령을 하던 대통령이 있었다.
10년 후 대통령이 두 번 바뀐 현재의 상황은 어떨까. 위기 직후 주요한 대안의 하나로 제시되었던 '적절한 규제'보다는 규제 완화, 규제 철폐의 구호가 더 큰 것 같다.

1997, 2008년과 같은 경제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큰 피해 없이 위기를 극복할 만큼 우리 사회 안정성이 얼마나 갖춰졌는지도 궁금하다. 아주 손쉽게 최저임금을 삭감해버리는, 그런 사안 만큼은 여야가 따로 없는 우리 나라의 현실을 볼 때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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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그레이트북스 81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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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_아이히만-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 한나 아렌트.

박근혜 탄핵 직후에 구입한 책을 이제야 다 읽었다.
홀로코스트의 책임자로 이스라엘에서 사형당한 아이히만. 국가의 통치 행위와 상관의 명령에 대한 복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는 성실하게 직분을 수행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단 한사람의 유대인도 죽이지 않은 그에게 600만 유대인 학살의 책임을 물어 사형에 처한 것은 '인류에 대한 범죄'를 범한 자에게 인류가 어떻게 책임을 묻고 인간성을 지켜갈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박근혜 탄핵 직후 이 책을 구입했던 것은 헌법과 인권의 기본적 원리에 반하는 일이 일어났던 이유들을 찾아보려는 마음이 들어서였다. 우리 사회의 아이히만 같은 자들은 무슨 짓을 했을까. 자신의 행위가 범죄라는 것을 알면서 죄를 범하는 자에 대해서 우리는 아무런 심적 갈등 없이 그의 행위를 비난하거나 단죄할 수 있다. 그러나 지극히 선량하면서 자신의 행위 근거의 정당성을 의심하지 않으면서 범죄의 일원이 되는 자들을 보면 우리가 가진 상식적인 윤리적 개념들을 되돌아 보게 된다.
아렌트는 이 자기 행위의 도덕적 정당성에 대한 사유가 없이 맹목적으로 국가적 임무를 수행하는 자를 단죄할 수 있는 조건들을 살핀다. 박근혜에 대한 탄핵 절차가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갇히거나, 상식적으로 충분히 구속 사유가 있어 보이는데도 구속을 면하는 사람들을 봐왔다. 죄의 성립 여부나 무게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에 대한 어떠한 행위를 범죄로 볼 것인가에 있다. 나찌가 지상에서 사라져야 할 사람들의 목록을 만들고 죽음의 수용소에 보냈듯이 이 땅에서 배제해야 할 사람들의 목록을 만들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이 있었다. 지금 이순간에도 그 과정을 어떻게 정리하고 무엇을 얼마 만큼 범죄로 인정할 것인가를 두고 사회적 대결이 진행되고 있다. 탄핵은 이 긴 과정의 시작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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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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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조국 교수가 진보 집권 플랜을 내놨다. 그때는 읽지 않았었다. 2012년이나 2017년에 개혁 진보 진영이 집권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운다고 하는데 나는 그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개혁 진보 진영이 집권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굳이 책을 읽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었다.
과거 민주화 세대는 몸은 유신 독재 정권에 의해 훈련됐고 의식만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깨어난 까닭에 몸과 의식의 불일치가 있었다. 민주화 이후 세대는 몸이 민주주의의 토양에서 자라고 의식은 가장 일상적인 삶의 실천으로 단련시켰다. 의식 보다 몸의 변화가 되돌릴 수 없는 역사의 전환과 흐름을 만들 것이다. 따라서 시기적으로 차이가 있겠지만 개혁 진보 진영의 집권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으로 봤다.

그로부터 책이 출간 된지 6년 후 박근혜는 탄핵됐고, 새 정부가 탄생했다. 문재인 정부가 진용을 갖추기 시작하자마자 조국이라는 이름이 뉴스의 타이틀에 올라왔다. 그의 진보집권플랜이 기억났다. 그가 말했던 진보 집권 플랜은 무엇이었을까. 책을 구입해서 읽었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하고 있는 액션의 방향이 거기에 담겨 있었다.

노무현 정부가 탄생했을 때 극우 세력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끌어 내리기 위해 온갖 짓을 다했다.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자 극우 세력들은 당황하고 있고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 별짓을 다할 것 같다. 그런다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진보집권플랜》에는 문재인 얘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조국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역사가 이루어진 것이다.책에 문재인 관련 대목이 하나 있다.
천 (법무)장관 후임으로 문재인 비서실장이 거론될 때 저는 속으로 적임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문재인은 정치인으로 입신할 생각이 없으니, 이것 저것 재지 않고 검찰 개혁의 칼을 휘두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조국 교수가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던 사람은 대통령이 되었고, 자신은 민정 수석이 되었다. 세상은 얼마나 달라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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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이펙트 - 위대한 석학에서 친숙한 대중 지식인까지 ‘노엄 촘스키의 영향력’
로버트 F. 바스키 지음, 이종인 옮김 / 시대의창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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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서적을 몇 권 읽어 봤지만 그가 다루는 분야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그 몇 권의 책으로 그의 발언의 전모, 왜 그렇게 말하고 있으며,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마침 이 촘스키 이펙트라는 책이 나왔다. 그는 누구로부터 영향을 받았으며, 자신의 관점을 어떻게 형성하고, 현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포괄적으로 종적, 횡적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촘스키를 자유사회주의자로 정의하고, 자유사회주의, 아나키즘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촘스키의 존재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촘스키의 사유 내용, 사유 방식, 강연 및 대화의 방식, 사회 참여의 모습 등은 자유사회주의자 지식인으로서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것이다.   
교조에 갖히지 않는 개방적 사유, 인간성에 대한 확고한 신뢰, 이런 것들이 그를 그침 없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불의를 비판하도록 하고, 동시에 여유를 갖게 한다. 이런 점들이 지배 집단의 극악함을 비판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그의 강연을 가능하게 한다. 저자는 실제로 웃음에 대해 한 절을 할애하여 촘스키가 유발하는 웃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모든 지식인이 사회 운동에 참여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식인이란 당연히 동질적인 집단일 수가 없다. 그러나 지식인의 책무가 대중 사회와 유리된 이론적 탐구에만 있다고 하는 정의는 성립되기 어렵다. 인문학, 사회학의 영역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물론 촘스키도 정치적 담론과 연결될 수 없는 과학의 영역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식인도 사회적 존재이고, 더욱이 자신의 학문적 탐구의 대상이 인간과 사회라고 한다면, 어떻게 발언하지 않을 수 있을까. 현대 사회의 문제들이 뚜렷이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학적 영역에 있는 지식인들이 어떻게 침묵할 수 있을까.  

저자는 촘스키가 그랬던 것처럼 지식인들이 직접 사회운동에 뛰어 들지 않더라도,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하고, 대중과 만나면서 촉매제로 역할하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에도 기꺼이 촉매제가 되고자하는 지식인들이 많이 있다.
그들의 촉매로 우리 사회가 왕성한 화학 반응을 일으킬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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