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레미 말랭그레 그림, 드니 로베르 외 인터뷰 정리 / 시대의창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언어학자 촘스키가 세계 정세에 대해 어떻게 발언해 왔는지 그 윤곽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책.

진실을 말하는 것으로 지식인의 역할을 정의하고 그에 맞게 어떠한 압력하에서도 진실 말하기를 멈추지 않고 있는 촘스키. 비판적 사유를 멈춘다면 지식인은 지식인으로서의 존재를 멈추게 될 것이다. 그러한 껍질만 남은 지식인은 당연히 발언하기도 멈출 것이다. 지배적 질서를 스스로 합리화 하면서 스스로 동의한 것처럼 생각하며 오히려 지배적 질서를 정당화하는데 일조하거나 지배구조를 강화하는데 앞장설 수도 있다.

해적과제왕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처럼 촘스키의 발언은 과연 미국에 대해 위험한 것인가.. 우리나라의 경우 독재시절에 정권에 대해 핵심을 건드리는 비판적 발언은 발언자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행위였고, 또한 그것이 정권에 위협적인 것이라 간주되고 탄압되었을 것이다. 정권의 기반이 취약하다면 그 정권을 건드리는 모든 행위는 위험한 것으로 판단되고 탄압될 것이다.

미국의 패권에 대한 촘스키적 인식은 사실 아주 약간의 상식만 가지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구체적 증거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있긴 하겠지만. 골목대장 마빡이를 누가 몰라볼 수가 있겠는가. 그러나 그에 대해 발언할 수는 있지만 저항에는 한계가 있다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도 참 한심한 일이지만, 이를 빌미로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미국에 그저 개성, 금강산은 어쩌고 저쩌고 할 수 밖에 없는 남한의 처지.

촘스키의 작업중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언론, 대중매체에 대한 비판작업, 조작된 동의에 대한 분석. 민주주의에 질문하기.
최규하 전 대통령이 운명했다. 군부에 의해 대통령직에서 물려났음에도 무덤까지 그 과정의 비밀을 지고 간다. 그가 끝까지 지키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당대의 인물 하나가 떠남에 따라 당대는 역사가 되가고 있다. 이제 역사를 심판의 주역으로 삼을 수도 있겠지만, 역사에 저항하는 지배세력은 아직도 강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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