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행자와 달빛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8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평점 :
20세기 헝가리를 대표하는 작가인 '세르브 언털'
그의 대표작 '여행자와 달빛'입니다
국내 초역입니다
그동안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이었고
꼭 읽어야할 헝가리 소설이라고 했기에
책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읽으면 읽을수록 묘하고 어지러운 소설인데요
과연 주인공 미하이는 이 여행의 끝을 어떻게 마무리 지었을까요?
우선 작가 '세르브 언털'에 대해 한번 살펴볼까요?
너무나 안타깝게도 작가는 44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갔습니다
유대인 부모 아래 태어났지만 6세에 가톨릭으로 개종을 했어요
헝가리어와 독일어 그리고 영어와 프랑스어도 잘 합니다
이 소설은 세르브 언털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자
그의 문학 세계의 정점에서 쓰인 작품이라고 해요
영화와 연극으로도 각색되었다고 하니 궁금합니다!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여 유대인으로 간주되어 고생을 했고
헝가리 벌프의 노동 수용소로 끌려간 뒤 구타를 당해 생을 마감했어요
정말 안타까운 작가입니다
번역을 한 김보국씨는 헝가리어를 전공한 분이라 매우 신뢰가 갑니다
실제로 소설을 읽어보면 번역이 아주 잘 되어 있어서
큰 무리 없이 잘 읽힙니다^^
주인공 미하이는 에르지라는 여인과 결혼하여 신혼여행을 떠나요
장소는 이탈리아입니다
그런데 이탈리아에서 갑자기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가 나타나죠!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아내에게 고등학교 시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 해줍니다
터마시와 에버라는 남매와 함께 보낸 시절을 이야기 해주는데
참 독특한 시절이었어요
연극처럼 연기를 한다거나
남매의 집에 놀러가서 한 없이 지내다 오기도 하거든요
에버는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그가 사랑한 것은 에버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여행을 하다보니 미하이는 에르지와 여행 스타일이 너무 안맞았죠
커피 한잔 하겠다며 잠시 내렸던 역에서
다시 잡아탄 열차는 그가 가려고 했던 로마행 열차가 아니었습니다!
아내 에르지와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
(당연히 핸드폰도 없는 1930년대이니까요)
그는 그냥 아내를 이렇게 떠나게 되지요
그리고 자유로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게 됩니다
저는 책을 읽을때 가끔 대사 부분만 소리내어 읽기도 하는데요
이 부분에서 굉장히 오싹했어요
실제로 소름이 돋았거든요
미하이가 아내와 헤어져 돌아다니다가
결국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
그곳 의사와 친해져서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죽은 자와 만난적이 있던 이야기를 합니다
빈 방에서 누군가가 자기를 쳐다보는 것 같았는데
일본식 깔개에 박힌 유리구슬이 알고보니 사람의 눈이었고
그것이 바로 일찌기 죽었던 친구 터마시의 눈이었다는 것...
정말 소름돋았어요
혼자서 집에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오싹했습니다
그 후로 미하이는 밀리센트라는 미국인 여자와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하지만 결국 다시 그녀를 떠나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 즉, 에르빈을 만나러 떠납니다
구비오라는 곳에서 수도사가 된 에르빈을 만나게 되지요
책 말미에는 번역을 한 김보국씨가 해설을 달아 놓았어요
이걸 읽어보면 소설을 더 이해하기 좋은데요
미하이가 제정신이 아닌상태
그리고 그 상태가 된 것을 어떤 배경에서 풀어나가야 할지
그리고 그에게 영향을 주고 있던 터마시와 에버 남매와 얽힌 이야기를
잘 풀어주고 있습니다
읽다보니 매우 생소하기도 하면서
또한 그 생소함에서 신선함을 느꼈습니다
낯선곳에 뚝 떨어져서 과거를 반추해보고
제정신이 아닌상태가 되어 그저 침대에 드러누워있고만 싶어하던 주인공이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회귀의 이야기
가볍게 읽기보다는 중간중간 곱씹어가면서
그리고 다 읽고 난 뒤 이야기가 희미해질 즈음
다시 한번 꺼내서 읽어도 좋을 만한
풍부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와 연극도 정말 궁금해져요^^
헝가리 소설이 궁금하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