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어갈 때면 종종 상상해 본다. 매 순간 내 몸이 허공 속에서 꼭 그 용적만큼만 차지했다가 다음 순간 또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순간적으로 비워놓은 내 몸의 용적만큼과 허공과 그 허공의 연속인 터널을 상상해본다. 여행은 그 터널 속에 내 심신과 열망, 그리고 삶에 대한 사랑을 가득가득 채우면서 흐르는 일이다.
이렇게 흐르며 세상과 사람을 바라볼 때 어여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며 또한 그 어여쁜 뒷모습 애틋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무엇보다 바라보아야 한다. 그리고 말해야 한다. " 이 땅 위에 살아서 저것들을 바라본 이는 행복하여라(Heureux celui des vivants qui a vu ces choses)." -8-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