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려 32년만에 사과를 받았다. 그것도 아주 얼떨결에.

사과란것을, 직접 받은 것도 아니고.. 전해 들어서 받은 것도 사과라고 친다면 말이다.

글쎄? 나는 오히려 무덤덤한 편이었는데. 이제와서 새삼 무엇이 달라질 것도 없지 않나 싶어서였다.

내가 굳이 시간을 32년이라고 잡은 건 대체 어디서부터 시간을 계산해야할지 애매모호했고, 그렇다면 내가 태어난 시점으로 잡는게 가장 객관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시간이 나오게 된 것이다.

그것은 돌려서 받은 사과로 어떻게 달라질 성질의 것도 아니지만 최소한 아무런 말도 듣지 못한것 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배라도 들고 자야 하나? 싶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달라진것이  없고, 앞으로  어떤 기대도 하지 않으므로.

사과는, 나를 세상에 존재하게 한 사람 중 한 사람인 나의 아버지로부터의 사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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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04-24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 생각지도 못한 사과를 메일로 받았답니다. 받기전에는 언젠가 니가 나한테 미안하다고 말할때가 있을거다라고 속으로 생각만 했었는데, 막상 메일로 오니까 그 순간은 망치로 맞은 것 처럼 부드부들 떨렸답니다.

이리스 2006-04-24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 그.. 그렇죠? 저는 뭐 떨리지는 않고 아직까지 그냥 무덤덤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