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많이 흘렀다.
1979년 처음 이 책을 펴냈는데 거의 30년 만에 다시 이 책을 세상에 내보인다. 내 나이 쉰셋이 되던 그해에 이 글을 쓰면서 내게 남은 시간이 소중하게 여겨졌고, 30년을 더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까지 꼭 30년을 더 살았다. 그동안 여기저기 세상 구경하면서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전시회도 몇 번 열었다.
이제 내게 남은 힘이 없다. 지나간 일만 생각날 뿐이다. 그리고 내게 남은 시간을 생각한다.
2006년, 2월에
뉴욕에서 천경자 -36-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