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설마 했는데…” 어머니 실신
[조선일보 2006-04-04 03:03]    
터키여행 韓人시신 발견

[조선일보 안준호기자]

터키를 배낭 여행하다가 실종된 임지원(29)씨가 실종 27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터키 경찰은 임씨가 3일 현지 시각 오후 2시쯤 이스탄불 외곽 골든 혼(Golden Horn)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골든 혼 지역은 이스탄불 북쪽의 신 시가지와 남쪽의 구 시가지를 나누는 좁고 기다란 만(灣) 지역으로, 임씨는 관광지인 이곳의 바닷가에서 발견됐다. 임씨는 발견 당시, 한국에서 입던 옷을 입은 채 바다에 떠올랐다고 경찰은 밝혔다.

임씨는 지난 2월 17일 여행사를 통해 이집트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임씨는 3월 3일 터키에 도착해 집에 전화를 걸어 “잘 도착했다. 외국 음식도 입에 맞지 않고, 돌아가 아버지 일도 도와야 하니 8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알려 왔다. 하지만 7일 숙소를 나간 후 연락이 끊겼고, 아버지 영길씨는 생업을 접고 지난달 17일부터 터키 이스탄불 현지에서 아들의 행방을 수소문해 왔다.

아버지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세상이 다 끝났다. 하나뿐인 아들 잃은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터키 경찰은 이날 정확한 사인을 분석하기 위해 임씨의 시신을 부검했다. 임씨의 아버지는 5일 임씨의 시신을 수습해 귀국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무사귀환을 빌고 있던 어머니 고성욱씨는 “설마 설마 했는데…”라며 실신했다.

임씨의 행방을 아버지와 함께 좇던 터키 교민들도 당혹과 충격에 빠졌다. 터키한인회 김상진 회장은 “교민들도 임씨의 행방을 좇는 데 최선을 다했지만 이런 결과가 나와 무척 놀랍고 당황스럽다”며 “터키 교민과 여행객들의 안전을 위해 한국 정부에서 터키 이스탄불에 영사관을 설치하고 경찰을 파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준호기자 liba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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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4-04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기사를 읽고 얼마전 터키에 17일간 배낭여행 다녀온 여자 후배가 떠올랐다. 그녀는 저녁식사 이후에는 밖에 일절 나가지 않았으며 낮에 돌아다닐 때도 배낭여행객 숙소에서 만난 친구와 셋넷씩 짝을 이루어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꽤 오래전, 유럽배낭 여행중 스페인..아침 산책길에 공원에서 강도를 만나 칼에 찔렸단 한 남자 후배 이야기도 떠오른다.

목숨을 잃은 임지원씨에게 명복을... 그리고 앞으로 제발 젊은 배낭 여행객들이 이런 불의이 사고를 피할 수 있게.. 혼자 배낭여해을 떠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어떤 점을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적오리 2006-04-04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10년전에 혼자 인도로 배낭여행을 갔었어요. 정말 겁없이 뭘모르니까 갔던거 같애요. 제가 가기 좀 전에 한국 남자 여행객 두명이 실종되었다가 사체로 발견되고 기차 폭발 사고가 있고 그래서 이모들까지 집에 와서 말렸는데 부득 부득 우기고 갔었어요. 다행히 가는 공항에서부터 사람들을 만나서 같이 다녀서 순전히 혼자 여행한 건 한달 반 여행 중 일주일 정도 된거 같애요.
그래도 담에 갈땐 맘 맞는 친구랑 같이 감 좋겠어요.

이리스 2006-04-04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나리님 / 아,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도 여행을 강행하셨던 것을 보면 인도 여행이 절실하셨나봅니다. 무사히 다녀오셔서 다행이요. 다음에는 즐겁게 동행할 이가 생기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