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이면 잠이 안온다는 사람들을 나는 신기하게 생각했다. 사람 앞일은 모른다고, 그 때의 나는 그들을 도저히 이해할래야 할수가 없었던 것이다. 정확하게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일요일 밤에 잠을 설치게 된지가 꽤 된 것 같다. 일요일 밤 11시를 바라보는 지금, 내 정서상태가 썩 좋지 못하다.
해결하지 못한 일들이 머리에서 떡처럼 뭉쳐서는 점점 더 부풀어 오르고 있다. 저것이 언젠가 나를 깔아뭉개지 싶어서 숨이 턱턱 막히는데도 하는 짓이라곤 일 해결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들이다.
나는 일요일 밤마다 백수를 꿈꾸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작 월요일이 되어도 아무런 해야 할일이 없으면 당황스러워 하겠지. 길들여짐이란...
불안한 마음을 누르지 못하고 내일은 8시까지 출근하기로 결정한다. 잠들기전에 해야할 일 리스트를 만들어서 미리 가늠을 해두어야겠다.
지난주는 정말 최악이었다. 집중도 하지 못했고 허공에 두둥 떠다니기 바빴다. 이렇게 훌쩍 2월이 가버린다고 생각하자 어쩐지 억울한 생각이 든다.
일요일 밤, 나에게 필요한 건 포근하고 편안한 품. 그 안에서 달콤한 꿈을 꾸며 잠드는 것. 아마도 그 달콤한 꿈은 한 열흘간의 휴가를 받아 따뜻한 어느 나라의 리조트에서 한가롭게 몽상을 즐기는 것이겠지?
아니, 달콤한 꿈은 고사하고 꿈에서 일하지나 않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