꾹꾹 눌렀던 감정이 보글보글 냄비에 찌개 끓어오르듯이 끓었다.
이게 언제 넘쳐 흐르긴 할텐데 어쩌지, 그런 조바심이 있었다. 한데 그게 하필 오늘이었다.
제기랄~~~
오늘 내 하루 스케줄은.. 오전 10시 반까지 내부 업무 처리.
이후 촬영에 쓸 소품 구입 및 촬영(사무실에서 신촌, 을지로, 동대문을 쏘다니며 물품을 구입하고 한남동 스튜디오로 이동하여 촬영진행)을 하고 이 와중에 주고 받은 통화가 15통이 넘는다. 배터리는 이미 반쯤 닳아버렸고 나는 어제 저녁 느닷없이 떨어진 유럽출장 명령 덕분에 금주 업무일정에 막대한 차질이 생겨버렸다.
결국 이런저런 와중에 나는 참고있던 감정이 폭발해버렸다.
해서, 그만... 감정이 섞인 말을 해버렸다.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은 선배에게..
일할때 감정 섞는 유치한 일은 결코 하지 않는 내가 오늘은 그만 예외적인 언사를... 해버린것이다.
이미 쏟아진 물, 들어와서 수습은 했고, 마음은 편치 않다.
그러게 감정이 이렇게 폭발하지 않으려면 평소에 조금씩 고인걸 빼내야 하는데 나는 여전히 서투르다.
아, 부끄러워...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진이 빠졌고 촬영 결과도 그다지 내 성에 차지 않은데다 선배한테 감정을 쏟은터라 집에가서 뻗고 싶지만 오늘은 선약이 있는고로.. <뮌헨>보러 나가야겠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