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 카이거 감독에 장동건이란 배우인데 영화는 어찌 이렇게 나왔을꼬..  기대가 큰 탓이어서였나. 영화는 밋밋하기 그지없었다. 어쩌면 너무 욕심을 많이 부려서 이런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모든 토끼를 다 잡겠다고 덤비다 보니 정작 손에는 아무것도 안남은...

장백지는 아름답기는 하였으나 역할에 맞는 카리스마가 부족했고 장동건은 땅을 기면서 고기를 먹겠다고 덤비는데도 멋있었다. -_-;;;;;

운명의 여신이 나타나, 장백지에게 이르기를 시간을 되돌리거나 죽은 사람이 살아나지 않는 한 평생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한다.. 고 말한다. 대신 그녀는 미녀가 되어 호이호식하고 살아간다. 시체 더미에서 빵을 찾아 훔쳐내던 그녀가 말이다.

바람처럼 달리는 설국인 장동건. 전투 장면과 하늘을 날며 칼로 겨루는 장면들은 멋지긴 하였으나 가슴을 울릴 정도는 아니었다.

조연으로 나오긴 했지만 장동건에 정신 팔렸던 것을 제외하면 나는 북공작에게 매력을 느꼈다. 장백지 때문에 타인을 믿지 못하게 된 불행한 운명이다. 이 영화에서 캐릭터를 가장 훌륭히 소화한 배우가 아닌가 싶다.

글쎄, 운명을 바꿀 수 있다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떨까. 장백지의 손을 잡고 운명을 이기기 위해, 바꾸기 위해 달리는 장동건을 보면서 생각했다.

전에도 한 번 그런 생각해봤지만 나는 좀처럼 돌아가고 싶은 그 어느 순간이 없다. 그것은 지나갔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번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기억이 있다고 해서 다시 돌아가서 그것을 싹 들어내고 싶지는 않다. 그것만을 오롯이 들어낸다고 해서 될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돌아가고 싶은 시간, 되돌리고 싶은 운명을 생각할 때 단 하나의 답만을 가지고 살았다. 추호의 의심도 없이 단호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 순간이 소중한 것은 지금도 변함없지만 그냥 이미 흘러간 그대로 두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어느 시절로도 돌아가고 싶지 않다. 심지어 바로 어제로도.

# 무극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는 비주얼은 괜찮으나 스토리 라인에서 무너졌다.. 이지만 내가 보기엔 비주얼에서도 무난한 정도이다. 그정도의 제작비를 들였으면 당연한 것 아닌가. 오히려 색감에 대해서는 <영웅>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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