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 라던 황지우 선생과는 달리
어느날 나는... 내 무덤을 바라보며 앉아 웃고 있었으면 좋겠다.
전에는 내가 무덤따위가 다 무어냐며, 그냥 뼈가루 곱게 빻은 납골당이면 족하다 하였을지 모르나
지금은 참으로 뻔뻔하게도 무덤이 갖고프다.
그래서 어느날 나는 내 무덤을 바라보며 앉아 웃고 있었으면... 한다.
백치처럼 웃었으면 한다.
누구하나 찾아오질 않아 잡초가 무성하여 무덤의 형태조차 없어졌다 하여도
나는, 그렇게
백치처럼 웃고 있었으면... 한다.
달을 향해 가다가 다시 거꾸로 가는 시간, 나는 잠깐 무덤의 나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