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도 상처는 있다
길은 욕망의 상처다. 욕망은 끝없이 상처를주고, 상처는 딱지로 아물어 단다난 길이 된다.
산과 들은 청춘이다. 청춘은 그저 상처받기 쉽고, 청춘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아물지 않은 상처는 또 다른 상처를 내고, 단단히 아문 상처는 다른 상처를 치유한다. 길이 상처로 남으면 우리는 단절되고, 딱지가 앉으면 서로를 연결한다.
우리가 사랑해야 할 것은 욕망이 아니라, 욕망으로 상처 난 길이다. 욕망을 멈출 수 없다면 상처를 사랑해야 한다.
상처받은 길에 대한 사랑은 사람들의 발걸음이다. 욕망은 청춘을 상처 주고, 상처받은 청춘은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아문다. 욕망으로 상처받고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단단히 아문 것이다. 아물지 않은 것은 아직 길이 아니다. 단단히 아문 것만이 다른 상처를 치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은 단절을 넘어 연결을 꿈꾸는 자이다.
-154~1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