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사실 나는 그 사람의 블로그를 발견하고는 적잖이 반가웠다.
또한 발견한 날 밤 늦게까지 정성을 들여가며 방대한 양의 블로그 글들을 두루 읽기까지 했다.
한데 어쩐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훔쳐보는 것 같아서..
그러나 인사글을 남길 용기 같은것은 나지 않았다.
우리가 무슨 연인이었던 것도 아니고 동성인데다가, 한 때 함께 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 그런 사이에 불과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쩌면 그 사람은 나의 출현이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말이다.
그래서 뭐 결국 그냥 몰래 보기로 했다. 그리고 분명 내 메신저 리스트에 있었던 듯 한데 어느 순간부터 보이지 않는다. 내가 지웠나? 아이디를 제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메신저 리스트의 주소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다. 메신저로의 교신은 결국 포기. 아, 어쩌면 잘된것인지도 모를일.
그 사람의 블로그를 보며 또 많은 생각에 잠겼다.
인터넷은 정말 위대하다.
(정말 위대하고도 위대한 인터넷이여, 그것이 내 인생을 엄청나게 바꾸어 줄 수 있을 듯 한데 그 결과는 조금 더 지나면 밝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