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주의보까지 내려질만큼 전주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2년 전 전주에도 비가 왔었고, 많이 내렸었다.

쌀쌀한 날씨에 웅크리고 옷깃을 여미며 귀찮은 듯 우산을 받쳐들고 극장과 극장 사이를 오갔다.

그때나 지금이나 다행히 잠시 머무르는 곳은 따뜻하다. 그 따뜻함이 더없이 고마운 까닭은 타지에서 홀로 지내는 며칠간이 더 외롭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비가 내리는 전주, 2년 전과 지금의 나는 너무나도 많이 변해 있었다. 공교롭게도 행사장에서 나는 2년 전 한 공간에서 함께 일했던 누군가와 마주쳤고 아는 척 하지 않았다. 프레스 센터도 한 번만 들렸을 뿐이고 다시는 찾아가지 않았다. 아픔을 다시 떠올릴까봐 스스로 방어를 했을지도 모른다.

사람인생, 살아봐야 아는 거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그말은 정말이다. 난 그걸 보여주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 또 다시 내가 전주에 올 수 있다면 그 때 내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하는 것도 충분히 설레인다.

이제 내일이면 여기를 떠난다.

안녕, 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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