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축구를 보고 부엌에서 왔다갔다 하다가 잡채를 만들고..
아, 피곤해... 하면서 씻고 누웠다가 텔레비젼을 켰는데.. 사랑한다 말해줘.. 가 방영 중이었다. 엇, 오늘이 하는 날이구나 하고 눈을 부비며 봤다. 엔딩 무렵 자막에 이어서 마지막 회가 방송된다는 안내 멘트를 보고는 피곤함을 무릅쓰고 마지막회까지 다 봤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는 거였구나. 어찌보면 그걸 원점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지만. 주변의 사람들은 그 드라마 설정이 이상해, 짜증나.. 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난 그 드라마를 보면서 상당히 많은 양의 눈물을 흘렸다.
살아가면서, 정신이 돌아버릴 정도로 누군가를 지독하게 사랑해 보는 경험이 있을 수도 있고 , 없을 수도 있다. 또한 지금 내 옆의 사람이 그 사랑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소리 없는 눈물이 더 아팠다.
드라마의 마지막, 염정아의 원래 짝궁의 연기가 몹시 신경에 거슬렸지만 그래도 꾹 참았다. 사랑한 것 뿐인데 사랑받은 모든 것들이 죽어간다며 괴로워하던 염정아의 그 멍한 표정과 전화를 피하며 병수를 보내려는 영채의 표정이 나를 울렸다.
그렇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