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추위는 공포 수준이다.
더위의 숨막힘은 짜증이지만 추위의 숨막힘은 생사의 기로에 선 느낌.
반면 더위는 공포라기 보다 불편함 정도였기 때문에 언제나 여름이 겨울보다 더 낫다고 생각해왔다.
그럼에도 여름보다 겨울이 좋은 이유가 있긴 하다.
당신의 차가운 손을 꼬옥 잡고 따뜻하게 녹여줄 수도 있고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더해 매섭고 차가운 바람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더위에 지친 당신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해봐야
냉방시설이 잘된 곳을 찾거나 그늘을 찾는 일 정도다.
하지만
추위앞에 선 당신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그것보다 많다.
그래서 여름보다 겨울이 좋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여전히 개별적으로, 나에겐 추위가 공포라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