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표류기
허지웅 지음 / 수다 / 2009년 1월
절판


1)부러 먼저 인사하지는 않더라도 누가 알은척을 할 땐 허리 굽혀 답례할 수 있는 아량.
2)전쟁이 일어나 핵폭풍이 눈앞에 불어닥치더라도 내 여자만큼은 솜털 하나 그을리게 하지 않겠다는, 미칠 듯 고색창연한 책임감.
3)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취했을 때 자빠져 자든지 집에 가든지 적확한 선택의 시점을 놓치지 않는 기민함.-104쪽

4)천박한 것이란 가장하는 것이고 솔직한 것이란 화장하지 않는 것이라는 걸 확연히 구별할 수 있는 지혜로움.
5)형 동생을 계급이 아니라 시간을 공유해 마음 섞을 친구로서 인식하는 공정함.
6)아무리 큰 실연의 공포와 아픔이라도 꿋꿋하게 버티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다음 인연에게까지 영향을 드러내 보이지 않을 강인함.
7)그것이 보수적이든 진보적이든 매 상황의 이해득실을 떠나 또렷하게 고수할 수 있는 자기 논리를 갖는 꼿꼿함.-105쪽

8)정치적으로 올바른 것에 대해선 아무런 관심이 없고 다만 분노해야 하는 순간에 분노할 줄 아는 화끈함.
9)남의 가치관과 나의 가치관이 대립하더라도 그 두가지를 정확히 평등한 시점에서 바라보며 따뜻하게 감싸주고 신랄하게 비판할 수 있는, 체온 실린 객관성.
10)호돌이 티셔츠와 파란색 반바지, 하얀색 긴 양말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청담동을 활보하더라도 주위 시선 아랑곳없이 의연할 수 있는 여유로움.-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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