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사람 풀어주기와 

우는 사람 달래기. 

내가 잘 못하는 것들이다.  

나와 가까운 사람이 그럴수록 더 못하게 된다.  

이유는 잘;;;; 

 

일 때문에 황당하고 불쾌한 일을 겪고 나서 새벽 2시가 넘어 겨우 잠을 청했다. 

선잠이 들었고, 새벽에 다시 일 때문에 연락이 올 것이 있어  

일부러 휴대폰 벨을 진동에서 소리로 바꿔두고 설핏 잠이 들었다가 요란한 벨소리가 울려 전화를 받았다. 

전화는 일 때문에 온 것이 아닌, 그로부터의 전화였다.  

 

한시간 반 정도의 통화 속에서 그는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며 욕이 섞인 말들을 내뱉다가 기어이 울었다. 

나는 이런 상황이면 언제나 그렇듯이  

마음과는 다른 말들을 입 밖으로 퉁명스럽게 던지고 있었다. 

그것 뿐이다. 

달래지도 못했고, 변명도 하지 않았고, 화도 안냈다. 

 

다만, 그렇게 온갖 감정을 고스란히 한꺼번에 표출하는 것을 감당하기도 힘들었고  

나 역시 그의 표현들에 거친 감정이 일어 

두번다시 연락하지 말라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렇게 아침이 왔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오죽하면 그렇게 울었을까.  

눈물을 뚝뚝 흘린 정도가 아니라 그렇게 꺽꺽 울음을 참다 못해 흐느꼈을까.  

 

다시, 라는 것이 오긴 올까? 온다해도 무언가 달라지길 기대하지도 못하겠다 이제는. 

그의 눈물을 닦아 주지 못한것을 마지막으로 기억해야 하는걸까. 

아프다. 

태연한 척 하는데 길들여져서 힘들다고 하기도 우습다.  

 

감정 드러내기, 제대로 전달하기..  

이런 과정이 있다면 등록해서 들어야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시, 이건 장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L.SHIN 2009-01-19 0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못해요.
그런데 말입니다. 제 생각엔, 경험해보지 않아서 모르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내 경우엔.
내가 울 때 곁에 사람이 없거나, 상대방들이 대부분 우는 것 가지고 뭐라고 하거나,
같이 울어버리거나. 그래서 저도 모릅니다. 울 때는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긁적)

이리스 2009-01-21 00:27   좋아요 0 | URL
그치요, 영 익숙해지지 못하는 일인가봐요.
어쩌면 저의 못난 오만함 때문일테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