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지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어 올라가던 금요일 밤

반복되는 야근에서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이미 8시,

모임 장소에 도착했더니 이미 한시간 넘게 늦었고

어쩌다보니 길어진 자리는 열두시가 넘어 정리가 되었다.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쉼없이 이야기하고

난 그냥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싶은대로 들었다.

 

버스에 올라탔는데 앞자리 남자가 구토를 하기 시작하더니

쌍욕을 섞어가며 토악질을 해댔다.

기어이 일어나서 버스 기사에게 대로에서 세워달라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경찰에 전화를 건다며 큰소리를 치더니 전화 걸어서 횡설수설.

이를 보고 다른 남자 승객이 한 소리 하자 둘이 싸움이 붙고

그 둘은 지칠줄 모르고 몇 정거장을

버스 앞부터 뒤까지 종횡무진 하며 소란을 피웠다.

 

그런 와중에도 취해서 곯아떨어진 사람

말리는 용감한 여자

바라만 보던 나.

 

결국 기골이 장대한, 정말이지 한눈에 봐도 장수 같아 보이는 남자가

그 둘을 가볍게 중재 혹은 제압하고

구토에 욕을 해대던 남자가 버스 밖으로 버려짐을 당하고서야 끝이 났다.

 

버스에서 내려 다시 택시를 타고 돌아오니 새벽 두시.

 

지독한 금요일 밤이었다.

 

부서원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주말 근무를 한지 2주째.

 

춥다.

 

겨울이라 그런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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