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점점 뜸해지다가 마침내 더 이상 걸려오지 않았다.
따라서 나는 결별이라 불리는 야만적이고 거짓된,
그 무엇보다 기분 꿀꿀한 절차를 면제받았다.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를 제외하고,
나는 사람들이 관계를 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누군가에게 끝났다고 말하는 것은 추할 뿐더러 사실이 아니다.
결코 끝난 게 아니니까.
우리가 누군가를 더는 생각하지 않을 때조차
그의 즉자적 현존을 어떻게 의심할 수 있는가?
한 번 소중했던 사람은 영원히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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