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본 감이 없지 않았지만;;

어쩌다 보니 성탄 특선 영화감상처럼 되어버렸다.  

찌질이 삼종세트가 모여서 진상파티 하는 것을 바라보는 기분이었달까?

참 안되었네 하고 혀를 차다가, 아이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렇게까지? 하고 이마를 짚었다가도

어느 순간 화면 안으로 들어가 울지말라며 안아주고 싶어지는 그런 이야기들.


황우슬혜는 <과속 스캔들>에서는 사람이 아니라 마네킹 같았는데 <미쓰 홍당무>에서는 사람이고, 

잘 커갈 배우 같았다.

꽤 매력있는 배우로.


역설적으로 나는 이 영화에서 변방에 멀뚱거리며 서 있던 유일한 남자캐릭터인 서종철이 마음에 들었다.

영화평을 보니 양미숙 캐릭터에 공감하며 박수를 보내고 싶다는 이야기들이 더러 보였는데

난 오히려 서종철의 캐릭터처럼 사는게 정신 건강에도 좋고 속편할거란 생각이 든다.


15년 동안 노력하며 살았는데,당신은 실수 한번 안하냐고 항변하는 모습이나

양미숙과 밤을 보내고 한 침대에 누운 채로 이유리 선생은 어디있는지 아냐고 묻는 뻔뻔함,

아내와 딸, 양미숙, 이유리 선생이 모두 모인 곳에서도 시종일관 '그냥'의 표정을 하고 있는 그 대범함

그 생각없음의 포스가 그저 부럽고 또 부럽다.


찌질하게 감정 콘트롤 못하고 퍼붓고 나면 그렇게 스스로가 부끄러울수가 없다.

너무 부끄러워서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스스로 삽질해서 구덩이 파고 그 안에 들어가 주저앉고 싶을 지경이다.


서종철처럼 사는 일도 쉽지는 않겠지만(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어;;)

지향해보련다.


* 크리스마스와 어울리는 영화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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