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를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지만

과하게 마시는 걸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걸 견딜만큼 간이 훌륭한 기능을 갖고 있지도 못하고.

그런데, 무장해제가 될 정도로  편한 사람과 술을 마시다보면 가끔 그런 일이 생긴다.

지난 주말이 그랬다.

길어야 한 삼십여분 정도? 통째로는 아니고 조각은 남아 있지만 아무튼 기억이 사라졌다.

내 입밖으로 나간 말들은 어디로 갔을까.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까.

그렇다면 참 부끄러운 일이다.

전화를 열어 통화내역을 본다. 통화 시간 만큼의 기억이 분명 없다.

뭐라고 지껄였나, 나의 방정맞고 이기적인 혓바닥은 무슨 말을 뱉었나.

옆자리의 사람에게도 전화기 너머 사람에게도 나는 기억을 던져버린 셈이다.

사실, 던지고 싶었던게 기억만은 아니었겠지만 그건 내 능력 밖의 일이다.

 

* 타로점을 보았더니만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 뭐 이래! 싶게. 너무 무서웠다.

나는 삶을 장악하기는 커녕 숨이 막혀 컥컥거리며 추하게 끌려가고 있다.

이대로는 안되는데, 달리 방법도 없어서 코 앞의 일이라도 해결해보려 버둥댄다.

기억이나 마음 따위 어디로 가서 구르건 내 알바 아니고 밥벌이라도 제대로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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