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헤아림도 없이 달력도 없이 진창을 기어가듯 지나갔다. 멀리 주간 고속도로를 따라 길게 줄지어 있는 검게 타버리거나 녹이 슨 차들. 바퀴의 드러난 테가 시커매진 철사의 고리에 둘러싸인 채, 녹았다가 다시 잿빛으로 굳은 고무 진창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타서 재가 된 주검은 아이만 한 크기로 줄어들어 좌석의 용수철 위에 앉아 있었다. 그들의 쭈그러든 심장 속에 매장된 수많은 꿈도. 그들은 계속 걸었다. 바퀴를 돌리는 쥐처럼 죽은 세계를 밟고 나아갔다. 죽음처럼 고요하고 더 깊은 죽음처럼 검은 밤. 몹시 추웠다. 그들은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3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