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지음, 한성례 옮김 / 부엔리브로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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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로 들어가기 위한 에피타이저. 책을 통해 로마 천년의 비결을 꼽아보면, 정치 조직 운영에 있어서의 합리성과 유연성, 점령지 정책에 있어서의 포용력과 개방성,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 등을 꼽을 수 있겠다. 그런데 개방성이란 것도 추진하는 쪽이 호방한 대인배 마인드여야 가능한 정책 기조가 아닌가, 비록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 번영의 비결을 정신적인 것에서 찾으려는 시도를 경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로 로마인의 태도나 기질에 관해 생각해보게 된다. 공동체에 대한 헌신, 책임의식, 니체가 그토록 칭송한 귀족(주인)정신 등등.

예전에 조선의 역사를 유심히 들여다봤을 때도 결국 조선이라는 나라의 체제 유지 동력으로 주목하게 되는 것은 소위 선비정신 내지는 사대부 문화라고도 할 수 있는 어떤 정신적이고 철학적인 지점이었다. 일신의 안녕이나 개인의 영달보다 유교 이념이 중시하는 고결한 가치를 우선시 하는 마음. 그런 어떤 완고한 윤리준칙 속에서 빛나는 기개. 나라가 오래 가려면 기본적으로 그 나라의 정치 경제를 선도하는 상위 계층의 의식 수준이, 정신 상태가, 삶의 철학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어야지만 가능할 것 같다.

그러나 그런건 당연하게도 어떻게 가르친다고 해서 습득하거나 강화되는 정신의 영역도 아니고. 가정 환경처럼 그저 어려서부터 무의식적으로 집안 공기와 함께 자연히 흡수되는 문화의 한 부분일 뿐. 국민성만 그런 것이 아니라 개인에 있어서도 정신의 스케일, 깊이, 품격, 기품 이런 것들은 학습할 수가 없다. 그저 우러나올 따름이지. 감탄하기는 쉬워도 모방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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