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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발효빵 - 한살림 빵 선생 이주화의
이주화 지음 / 백년후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대표적인 발효 음식으로 청국장과 김치, 와인 등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발효’와 ‘빵’을 연결시켜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천연발효빵>을 읽으며, 빵의 정의가 문득 궁금해졌다.
빵 : 곡식 가루를 반죽하여 발효시켜서 굽거나 찐 음식. 그러니까 빵은 본래 발효 음식이었는데, 특별히 그것을 의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먹는 빵 대부분이 인스턴트효모(이스트)로 만든 것이어서 “짧은 시간에 빵을 팽창시키지만 그것뿐”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 지. 금. 껏. 내. 가. 먹. 어. 온. 빵. 은. 뻥. 이. 었. 구. 나.
그렇다면 인스턴트효모빵과는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천연효모빵이란 어떤 것인가?
공기 중의 미생물을 천천히 불러 모으고 천연효모와 천연유산균, 유기산, 초산 등의 유익균을 남긴다. 이들은 발표 중에 생기는 악취나 잡내를 제거하면서 특유의 풍미를 남기고 글루텐을 소화하기 쉬운 형태로 분해해서 소화가 잘 되도록 만들어준다. 또 곰팡이균을 번식하는 것을 억제시켜 빵을 신선하게 보존하는 역할을 하므로 빵 보존제를 따로 넣지 않아도 된다. - 프롤로그 중에서-
그러므로 천연효모 빵만들기에서 관건은 ‘발효액종 만들기’다. <나의 발효 노트>가 부록으로 딸려 있을 정도로, 발효액종 만들기의 비중은 크다. 제철 과일이나 채소로 꼬박 일주일간 발효액종을 만든 다음, 총 3회의 배양을 통해 발효종(사워도우)를 만든다. 효모는 비록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살아 있는 생물이므로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고, 상태에 따라 온도 조절도 해 주어야 한다. 그러니까 건강한 빵의 기초 작업에 꼬박 열흘간의 정성을 들여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발효종중을 보관하느라 한 달 내내 에어콘을 24시간 틀어놓은 적도 있다고 하니, 여러 가지 시행착오도 각오해야 할 듯하다.
몸에 좋은 건 알겠지만 너무 번거로운 것 아니냐는 푸념이 나올 만도 하겠다. 하지만 3차까지 배양된 발효종에 밀가루를 더해 재반죽하면 승계가 가능하고, 평생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남은 것은 빵 만들기인데, 저자는 레시피도, 각종 도구도 불필요하단다. 그저 천연효모, 우리밀, 물만 있어도 빵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천연발효로 만드는 87가지 빵’이 소개되어 있는데, 견과류. 곡물, 울금, 콩, 버섯 등 건강한 속재료가 다채롭게 첨가될 뿐이지 계란, 버터, 우유 등의 부재료가 일체 들어가지 않는다. 주식으로 이용해도 좋을 만큼 맛이 슴슴하기에 곁들이면 좋을 각종 소스와 발효채소 만들기 또한 소개하고 있다.
적어도 하루에 한 끼를 건강한 빵으로 해결하고 싶다면, 발효종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보는 것이 좋겠다. 썩어버릴 수도, 팽창해버릴 수도 있는 미생물이기에 함께 살고 먹겠다는 결심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