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문제. 선글라스는 액세서리일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답할 것이다. 선글라스도 분명히 렌즈를 사용하는 안경의 하나이기 때문에 시력이 나쁜 사람들은 안경사의 처방을 받아 도수가 있게 맞춰야 한다는 것 정도는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두번째 문제. 시력이 좋아서 평소에 안경이나 렌즈를 사용한 적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구미에 맞는 디자인의 선글라스를 구입하고 렌즈는 주머니 사정에 맞춰 사면 될까. 정답은 역시 ‘아니다’ 이다. 화려한 장식에 혹해 비싼 테를 구입하느라 렌즈 비용을 줄인다고 무턱대고 아무거나 착용했다간 최악의 경우 ‘실명(失明)’도 감수해야 한다.
자외선 방치, 백내장 원인 최근 들어 젊은층의 백내장 진단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1년 50대 이하의 백내장 관련 진료인원이 15만5,854명에서 2005년 18만9,653명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원인으로 자외선 과다노출과 성인병을 꼽는다. 특히 여성보다 야외활동이 잦으면서 선글라스 착용을 꺼리는 남성들의 발병건수가 많다. 서울의 한 안과에서 최근 4년간 백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 511명(50세 이하) 중 남자가 86.7%인 433명에 달할 정도이다.
전문의들은 심하면 녹내장으로 발전해 실명 위기까지 닿을 수 있는 백내장을 막기 위해 올바른 선글라스 착용을 강조한다. 빛사랑안과 이동호 원장은 “자외선을 제대로 차단하지 않으면 각막 손상이나 눈의 염증, 백내장 등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며 “자신의 눈에 맞는 선글라스를 사용하면 약 83%의 자외선을 막아주기 때문에 마치 피부에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발라주듯 선글라스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격 맞는 렌즈 사용해야 안심 이렇듯 중요한 선글라스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한국공업표준규격에
따르면 선글라스용 렌즈는 두께가 5㎜이상, 표면은 흠이나 색얼룩, 기포, 이물이 없어야 하며 매끄럽고 균일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즉 이러한 규격을 맞추지 못한 싸구려 렌즈는 눈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값싸고 튼튼해 유행하는 아크릴 재질 렌즈의 경우 기포가 있고 긁힘이 많은 경우가 적지 않아 빛의 굴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자외선 차단은커녕 두통과 안통을 부를 수 있다.
장소와 용도에 따라 걸맞은 선글라스 렌즈 사용도 눈 건강을 위해 꼭 따져야 한다. 장시간, 특히 일몰이후나 실내에서의 선글라스 착용은 눈을 망친다. 시력이 나빠지거나 색 구별 능력을 떨어뜨린다.
해변가와 같이 빛을 많이 받는 장소일수록 선글라스 렌즈가 크면 좋다. 하지만 렌즈가 클수록 주변 시야에 왜곡이 생겨 운전 중에는 조심해야 한다. 반대로 출퇴근 용으로는 작은 렌즈가 무방하다. 또한 렌즈 색의 농도는 대략 상대방이 눈의 표정을 읽을 정도가 좋다. 이보다 짙으면 오히려 자외선 등 유해 성분의 빛을 더 흡수해 결과적으로 눈 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커진다.
무심코 장난감처럼 사주는 어린이용 선글라스는 더욱 선택에 주의가 필요하다. 시야가 깨끗하지 않은 렌즈를 잘못 씌우면 연약한 수정체가 다쳐 백내장 등 눈질환을 부를 수 있다.
아이닥의 전문안경사 김영근씨는 “아이들 선글라스일수록 가급적 전문 안경원에서 구입해야 하며 어른에 비해 착용시기에 관한 판단력이 떨어져 대체로 오랫동안 쓰기 때문에 색은 진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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