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들의 대학진학률이 예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지만 20~24세 청년층의 4년제 대학진학률은 서울 강남지역이 강북지역의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가 대학에 재학 중인 연령대인 50~54세의 대학졸업자 비중도 강남지역이 강북지역보다 훨씬 높아 ‘학력격차의 대물림’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5일 통계청의 ‘2005년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내 25개구 20~24세 청년층의 4년제 대학진학률(졸업자+재학생)은 서초구(68.1%), 강남구(64.3%), 송파(58.1%) 등 이른바 ‘강남 3구’가 가장 높았고, 동작구(57.9%), 종로구(57.4%), 관악구(54.5%) 등의 순이었다. 가구주의 소득여건이 좋은 지역일수록 20~24세의 대학진학률이 높다는 것이 통계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반면 강북구(37.2%), 중랑구(37.8%), 은평구(44.0%) 등 서울 강북지역에 살고 ㅊ있는 20~24세 청년층의 대학진학률은 ‘강남 3구’와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서초구에 사는 20~24세 청년층의 4년제 대학진학률은 강북구의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개발원 고형일 원장은 “2년제 대학까지 포함하면 고교생들의 평균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서 서울 강남·북 지역간 차이가 크지 않지만 비교대상을 4년제 대학으로 좁히면 서울 강남·북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현상은 고교생들의 학습능력 차이보다는 두 지역 부모들의 경제력과 정보력, 학력 차이가 존재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녀가 대학에 재학 중인 연령대인 50~54세의 대졸자 비율도 강남구(42.2%), 서초구(40.9%), 송파구(30.1%) 등 ‘강남 3구’가 가장 높았고, 양천구(22.7%), 강동구(21.0%) 등의 순이었다. 이에 반해 중랑(8.6%), 강북구(8.8%) 등 강북 지역은 8%대로 서울 25개구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원장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이른바 명문대 진학률을 비교해보면 서울 강남·북 지역간 격차가 더욱 심하게 벌어질 것”이라며 “교육당국은 가능성은 있는데 부모의 경제력 때문에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고교생들을 발굴해 양질의 교육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 16개 시·도별 20~24세 청년층의 4년제 대학진학률은 대전(57.3%)이 가장 높았으며, 광주(57.1%), 전북(54.3%), 부산(54%), 강원(52.5%), 서울(51.6%) 등의 순이었다.
반면 전남(43.4%), 경북(43%), 제주(40.8%), 인천(37.4%)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들 지역의 20~24세 청년층의 4년제 대학진학률이 낮은 것은 이곳 출신 고교생들이 다른 지역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는 바람에 주소지를 옮긴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19세 이상 인구 중 4년제 대학 재학 이상 학력 소지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서초구(62.2%)였으며, 성남시 분당구(61.9%), 용인시 수지읍(60.4%), 서울 강남구(60.3%), 경기 과천시(56.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강진구기자 kangj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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