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groove > 내 미국생활 지금까지 총 정리.
여기와서 느끼는거지만, 난 정말 어딜가든지 적응 잘할거같다.
처음 이곳에 도착한날, 벤쿠버 공항에서 어디로 갈아타는지도 몰르고 그걸 물어볼 영어도 안되서 왕따시만한 이민가방 2개에 내 허리만큼오는 기내케리어를 혼자끌면서 공항직원이 알려주는 방향도 영어로 못알아들어서 혼자 이상한곳으로 갔었다. 우여곡절끝에 파이널콜까지 불려가며 겨우 제일 마지막승객으로 탑승한 비행기,
포틀랜드로 날아가는 비행기속에서 혼자서 잘해낼수있을까. 20년간을 부모님 손안에서 자라고, 그러던 내가 잘 해낼수잇을까 혹시 1주일도 못버티는게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공항에 처음 도착한날, 다행히 어떤 기독교단체에서 나온사람이 나를 차로 내 기숙사까지 픽업해주었고, 그곳에서 처음 짐을 풀었다. 아무것도 없는 텅빈 방에 낡은침대,옷장,싱크대 하나. 정말 고시원방만큼 좁다. 하지만 뭐 어떠냐. 내 공간인데. 짐도 안풀고 떨리는 마음에 바로 밖으로 먹을걸 사러나갔다(이와중에도 먹을꺼 사러나간다 지금생각하면 존나웃기다 ㅋㅋㅋㅋ) 그냥 무작정 걸어서 방향도모른채 걷다보니 다운타운이 나오더라. 거기서 사람들한테 물어물어 프라이팬과 옷걸이 등등 생필품을 구입하고 구입하는것까진좋은데 다시 돌아오는길을몰라서 또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겨우겨우 도착한 내 기숙사. 진짜 첫날 약간 서러웟다 나혼자 후라이팬이랑 옷걸이사는것도 존나게힘들구나 이곳은..
그렇게 첫날이 흘러가고 둘째날이왓다, 아침에 일어나니까 미국애들이 서로 모여서 담배를 피우고있었다. 그냥 무작정 아무애 옆에 앉아서 나 어제 여기 도착했는데 아무것도 몰라. 니들이 나좀 도와줫음 좋겠어. 라고 말을 붙이며 솔직히 쉬운일만은 아니었다. 양키들사이에 혼자 동양인 덜렁껴서 , 얘네도 처음엔 배타심같은게 들었는지 내가 영어로 말하면 내 영어 발음 흉내내면서 지들끼리 낄낄거리고, 한국같으면 동아백과사전으로 머리통을 후려갈기고싶을테지만 여기선 내가 배워가야되는 입장이기때문에 계속 실실쪼개며,
그렇게 2일 3일이 지나갔다. 그러자 걔네도 나를 받아주기 시작했고.. 내가 없으면 나를 찾고 같이 쇼핑을다니고 같이 파티를하고..
수업이 시작한 첫날, 아침에 늦게일어나서 씨발 늦게갔다. 늦게 도착한 교실엔 각국 나라별로 모여앉아있었다 자발적으로. 한국인은 한국인끼리 중국인은중국인끼리. 왠지 그러기가싫었다. 적어도 영어할려는 노력은 해봐야지. 그때마침 같은 기숙사 사는 아랍인이있길래 그냥 아랍인그룹에 띡 앉아버렸다. ㅋㅋㅋ 첫마디
"쌀람" "케이파할?" "이쓰미나영 아나민 쿠리" 애들 다 놀래서 뒤집어진다. 완전 순식간에 아랍인사이에서 연예인됏다 푸하하. 그렇게 엄청나게 많은 아랍인을 알고, 걔네 문화에 관심이많은나를 신기하게 봣는지 나를데리고 식당도 데려가주고 물담배도 데려가주고 아랍에서 상류층만 먹는다는 요상한 맛대가리없는 과일도주고
지금까지 잘살고있다. 같이노는 한국인친구는 1명도없다. 일단 내 짱깨스러운 외모가 한국인들이 나를 한국인으로안보고 대만인으로 보는경우가 많고, 아무튼 여기서 양놈들 흑인들 아랍인들이랑 부대끼면서 존나게 잘살고있다.
아 그리고 어제 양키들 파티에 초대받았는데 걔네가 밴드하는것때문에 우리 기숙사를 나간거였다. 그래서 걔네집 지하실에 졸라 큰 합주실같이 앰프놓고 이렇게 해놧길래 나도 같이 하고싶다고 장난으로 말하니까 나보고 졸라 반갑다면서 같이 합주하자고했다 하하
그냥 자유로운분위기에서 할수있을거같아서 좋다. 가끔 베이스 치고싶다는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찾아와주니 뭐 감사할따름이지 지금 한국에서 베이스가 오고있겠구나. 오랫만이다 하하! 악기상가져가서 넥 다시 잡고 엠프도 사고 하면서 또 악기파는 아저씨랑 친해져봐야겠다. 이렇게 계속 계속 사람 알아가고 친해지고 하면서 사는건가보다.
아무튼 이곳에와서 내 친오빠나 다름없는 바드르가(국적 사우디아라비아 나이 동갑) 해준말로 일기를 마무리하겠다 " 니가 한국에서 어떤생활을했고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상관없이 이곳에와서 변해야만하고 변하게 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