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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한미 FTA저지 범국민대회>
어제의 시위는 오전에 모일 때부터 약간의 살벌함을 암시하고 있었습니다. 연이어 나타난 한국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졸속진행의 허와 국민과의 합의를 무시하고 현재 신라호텔에서 협상대표단이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점, 그리고 타산지석으로 다른 나라들의 사례등이 방송을 타면서 분위기는 반전을 도모하는 시기였고, 원래 계획상 10만의 시위군중을 동원하고자 했을 만큼 한미 FTA 반대여론이 다소간의 힘을 받아 안으니 참가자들의 마음가짐이 이전 집회와는 다를 수밖에 없었을 듯합니다. 우라도 운동화 끈 동여매고 참석하고 왔습니다. 오후 2시부터 각 분야별 집회를 시작해서 (노동자는 서울역, 농축수산 관련 농민들은 시청앞, 그리고 영화인 대책위는 광화문) 4시에 서울 시청앞 광장에 집결했습니다. 이후 30여분의 짧은 집회를 끝내고 청와대를 인간띠로 둘러싸는 행사를 가지기 위해 청와대를 향했습니다.
경찰은 광화문 교보빌딩을 중심으로 청와대로 향하는 모든 입구(좁은 골목까지)를 원천봉쇄로 맞섰습니다. 노동자 중심의 1진, 농민 중심의 2진, 그리고 노동자, 농민, 영화인등이 섞인 3진이 각각 다른 길로 움직였는데 그중에 가장 전투력이 강력한 노동자 중심의 1진에 주요 경찰력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농민 중심의 2진이 경찰의 원천봉쇄를 뚫고 청와대 근처의 사직터널까지 진격했습니다. 우라가 있었던 3진은 완전히 막혀 꼼짝도 하지 못하고 교보문고 앞에서 고립되는 상황까지 갔었습니다.(밑 사진) 청와대를 향하는 평화행진이 원천봉쇄로 막히자 공권력과의 약간의 마찰이 있었습니다. (물대포가 출동했는데 장마비로 온몸이 이미 다 젖었는데 그래도 쏘더군요. 미친넘들-!)다른 진영은 잘 모르겠고 (우라가 있었던 곳보다 더 심했다고 합니다만.) 우라가 있던 3진은 몇 번의 몸싸움을 시도하였으며(짜부(?)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민 한분이 방패에 찍혀 발목을 다친 것을 목격한 정도입니다.
철이 지나도 한참 지난 수수께끼 중에 “이 세상에서 가장 뚱뚱한 사람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정답은 ‘온비 다맞아’였습니다. (배둘레햄도 있습니다만.) 오늘 우라를 포함한 한미 FTA 저지를 위한 2차 범국민대회를 참석코자 시청앞 광장에 모인 5만여 명의 인파들은 말 그대로 “온비 다맞아” 였습니다. 어제 밤부터 내리는 비는 그칠 기미 없이 때론 폭우로, 때론 가랑비로 정체를 바꾸면서 계속 내렸습니다. 비가 내리면 우산을 쓰거나 우비를 입으면 됩니다. 눈이 와서 추우면
외투를 껴입으면 됩니다. 하지만 국가 경제가 붕괴되면 그것을 무엇으로 막을 수 있겠습니까?
한미 FTA에 관한 서적 <낯선 식민지, 한미 FTA / 이해영 저>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독일 철학자 헤겔이 만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세상의 정부나 국민들이 역사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웠던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냉소적 리얼리즘이라 할까, 노철학자의 통찰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가 생애 마지막 저서에서 내지른 한마디는 여전히 울림이 크다.』그렇습니다. 우리는 IMF 사태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정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금융, 단 한분야의 파산을 가져왔던 IMF로 수많은 노숙자들을 배출했는데 그것의 10배정도의 함량을 가지고 있는 경제전반의 FTA를 진행하면서 우리 정부의 준비를 탓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자본으로 도배가 된다면 사회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의 핵폭탄이 투하될 것입니다.(일례로 미국과 FTA를 맺었던 멕시코는 50%가 빈곤층으로 추락했고, 캐나다는 노숙자들이 그 이전보다 5배 이상이 늘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국민은 국민위에 군림하는 정부를 가졌고, 그 정부위에 군림하는 재벌들이 있고, 또 그 위에는 ‘삼성’이 버티고 있는 나라를 가졌습니다. 이것이 영화인 우라가 비 맞고 거리에 나가는 이유입니다.<사진출처 : 오마이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