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waits > [펌] 국방부, 대체복무 입법 의지 있나?

국방부, 대체복무 입법 의지 있나? | NEWS 2006/04/14 15:14
http://blog.naver.com/edukht/60023482010
병역거부 반대자가 연구위원회 참여...각계 조속 처리 촉구
코리아포커스 송옥진 기자 , 2006-04-13 오후 3:51:13  
 

대체복무제도를 허용하는 내용의 병역법개정안이 3년 가까이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불교, 천주교, 기독교, 법률, 예술계 등 각계가 대체복무입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13일 국회 기자실에서 법조계, 교육계, 학계, 불교계, 천주교, 개신교, 일반 시민 등 1천여명이 연명한 대체복무입법을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2년째 잠자는 대체복무관련법, 문화체육계인사가 대체복무제도 연구
지난 2004년 9월 임종인 의원 등이 발의한 대체복무제도를 허용하는 병역법개정안은 아직까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못한 채 잊혀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국방위)은 “18명으로 구성된 국방위원 중 열린우리당 7명, 민주당 1명, 민주노동당 1명 등 9명의 의원이 찬성하고 있지만 한나라당 9명 의원 전원이 반대하고 있어 아직까지 국방위를 통과하지 못한채 묵혀있다”며 “수십억을 받으며 야구하는 선수들은 병역특례를 해주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감옥에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방부 역시 지난해 12월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방부에 병역거부 인정과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권고받았지만 실제 대체복무제도를 연구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을 받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5일 민·관·군 합동으로 ‘대체복무제도 연구위원회(위원장 이상돈 중앙대학교 법대 교수)’를 꾸렸지만 17명의 위원 중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도를 연구해온 사람들이 거의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위원회는 법조계, 언론, 학계, 종교계, 시민단체, 체육예술계, 군 관계 등 여섯분야에서 선발된 17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반대해왔던 종교계 인사, 재향군인회 소속 교수가 시민단체 대표로 참가했고, 문광부 체육국장,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위원으로 뽑혔다.

연대회의는 “체육예술계가 포함된 것은 국방부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문제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야구선수 특례 파문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며 “대체복무는 역사적으로 전쟁에 참전하길 거부하는 평화주의 병역거부자들을 위해 도입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톨릭 교회, 1965년 대체복무제도 권고
베트남 전쟁 당시 참전을 거부하고 한국으로 선교 활동을 온 하유설 신부는 “베트남전 당시 미국에는 대체복무제도가 있었고 당시 반전평화운동의 영향으로 제가 군에 안가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천주교 신자인 고동주 학생을 비롯한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법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톨릭교회는 1965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사목헌장> 제79항에서 “양심적 동기에서 무기 사용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경우를 위한 법률을 인간답게 마련, 인간 공동체에 대한 다른 형태의 봉사를 인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카톨릭교회는 이미 40년 전부터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권고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 불교인권위원회원장 정암 스님 역시 “불교는 호국불교의 전통을 갖고 있어 국가가 하는 일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군에 가고 싶지 않다는 한 청년의 간절한 눈빛을 보며 그를 억지로 끌고가 군생활을 하게 하는데 회의가 들었다”며 대체복무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6년 3월10일 현재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전국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은 930명이다.
“아이들이 제게 사랑과 평화를 가르쳐 줬어요” 병역거부 선언한 김훈태 교사
김훈태 전 군문초등학교 교사는 군에 간 사람들의 평화신념을 존중한다면서, 자신의 평화신념에 따른 대체복무제도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옥진/코리아포커스)
지난 3월28일 평택의 군문초등학교 김훈태 교사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그는 교사로 부임하던 2001년부터 병역거부 문제를 고민했다. 아이들과 평화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울수록 군대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해 12월, 불교 신자인 오태양씨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예수회 신자가 아닌 사람으로서 첫 번째 양심적 병역거부 선언이었다. 그 역시 충격을 받았지만 그때도 병역거부를 선택하기보다 대체복무제도를 기다렸다.

“2001년 처음 알게 된 후 실제 병역거부까지 4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대체복무제도가 마련되길 기다렸지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1월 입영통지서를 받은 뒤 교통사고로 당해 입영을 미룰 수 있었지만, 양심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그가 평화를 위한 자신의 신념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택하게 된 것은 아이들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저에게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교육의 목적이 평화라면, 저는 제 평화의 신념에 따라 현역과 비교할 수 없겠지만 더 힘들고 더 길고 더 어려워도 다른 방식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지금도 아이들과 헤어지는 것이 가장 가슴 아픕니다. 하루빨리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

지난달 양심적 병역거부 선언을 한 뒤 “가족의 평화를 위해 군에 간 사람들은 평화를 사랑하지 않는단 말이냐”는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평화는 총을 들어 사람을 겨누는 것이 아니라 총으로 보습을 만들고 흙을 가는 것이다.

“가족과 이웃의 평화를 위해 군에 간 분들의 신념을 존중합니다. 다만 저는 평화를 위한 다른 생각을 갖고 있고 다른 방법으로 이행하고 싶을 뿐, 국방의 의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김훈태 교사는 교육청으로부터 직권 휴직을 명령받고 경찰조사를 기다리면서 지난 겨울부터는 평택 대추리 공부방에서 평화활동을 펴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알리지 않았지만 그가 가르친 아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전해오기도 했단다.

“아이들아, 선생님은 걱정하지 않아. 선생님 역시 옳다고 생각한 길을 당당히 갈께. 너희돌도 옳은 길을 갈 때는 타협하지 말고 떳떳하게 살기를 바란다” 김훈태 교사가 아이들에게 전하는 말이다.

13일 대체복무입법을 촉구하는 각계인사의 연명에는 그의 동료교사 14명이 서명했다. 평화는 김훈태 교사로부터 평택의 작은 초등학교로 번져가고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