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목욕탕 음식점 등이 '슈파라치'(슈퍼마켓+파파라치ㆍ물품을 일회용 비닐봉투에 담아 주는 상점을 신고해 포상금을 타내는 사람)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일회용품 신고 포상금제'가 실시되면서 슈파라치들의 수법이 워낙 교묘해 번번이 당하고 있다.
슈파라치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곳은 물건을 비닐봉투에 담아 주는 슈퍼마켓, 손님에게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등을 주는 음식점, 칫솔과 면도기 등을 주는 목욕탕 등.
서울시 면목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 모씨(54). 그는 최근 구 청으로부터 30만원짜리 벌금 통지서를 받고난 후에야 며칠 전 '이상 한' 손님이 떠올랐다. 밤 11시쯤 슈퍼에 온 40대 초반의 여성이 음료 수와 과자를 사고는 "좀 담아달라"고 친절하게 부탁해 담아 주었을 뿐인데…. 구청에서 날아온 통지서에는 그날 그 상황이 세세하게 적 혀 있었다.
카파라치, 쓰파라치 등에 이어 슈파라치들이 활개를 치기 시작한 것 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 수법이 더욱 지능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슈파라치들은 대개 2인1조 손님으로 가장해 2000∼3000원 대의 물품 을 사고 이를 일회용 비닐봉투에 담아 주는 업소를 몰래카메라로 촬 영한 뒤 상호명이 적힌 영수증까지 받아 챙겨 행정기관에 신고하는 수법을 쓴다. 업소 주인으로서는 빼도박도 못하게 당할 수밖에 없다.
대전 중구 대흥동 박 모씨(35)도 서울의 김 모씨처럼 당한 케이스.
박씨는 "얼마 전 40대 후반의 한 중년 남자가 맥주와 안주를 사면서 영수증을 써 달라고 해 별 의심 없이 써 준 적이 있는데 20일 구청으 로부터 과태료 납부 통보를 받았다"고 슈파라치의 '지능적인' 수법에 혀를 내둘렀다. 슈파라치들이 받는 건당 수입은 식품판매업소가 7만~ 30만원, 목욕ㆍ숙박업소 7만~20만원, 식당 3만~20만원으로 적지 않다 . 또한 이들은 전국을 무대로 삼기 때문에 벌이가 '쏠쏠'한 편이다.
실제로 대전 대덕구청은 이달 초 슈파라치 2명이 3일 동안 중리동 송 촌동 와동 신대동 비래동 평촌동 덕암동 석봉동 신탄진동 등 25곳의 상점을 돌며 위반 업소를 신고해 한 업소당 7만원씩 모두 160만여 원 의 포상금을 지급한 적이 있다.
<조한필 기자>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