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수다 1권에 이어 과학 수다 2권에는 SF, 기생충, 빅 데이터, 중성미자, 세포, 투명망토, 핵융합에 대한 수다가 이어진다.

SF에 대한 수다는 나름 영화도 본 게 있고, 소설도 몇 권 읽은 게 있으니 이해가 수월했다. 간혹 SF 소설이나 영화가 나오면 이게 과학적으로 맞다 틀리다를 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현재의 잣대로 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SF의 상상력은 가능한 한 극한까지 밀어붙이는게 좋다. 그 상상력을 구체화시키는 과정이 과학이다.

기생충에 관한 수다는 서민 교수님이 나와서 유쾌하게 읽었다.
— 노벨상은 유행을 쫓는다고 받을 수 있는게 아니라 이렇게 한우물만 뚝심있게 팔 때 비로소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지금 현장에서 기생충을 연구하는 일이 당장은 과학이나 의학의 발전 혹은 인류의 복지에 도움이 안 되는 한가한 일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런 연구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예상치 못한 가치를 낳을 수도 있어요.(72쪽)
라고 서민 교수님이 말씀하셨는데 진짜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기생충 감염에 대한 연구를 한 일본의 사토시 교수와 아일랜드 출신의 캠벨 교수, 말라리아를 연구한 중국의 투유유 교수가 수상했다. 오~ 언젠가 서민 교수님이 우리나라 노벨상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건 아닌지!!

빅데이터에 대한 수다는 아주 재미있었고 생각해 볼 문제도 많았다. 우리의 일상이 고스란히 디지털 정보로 남는 시대에 빅데이터는 그걸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권력이 될 수 있다. 구글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지 않나. 이것을 어떻게 통제하고,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이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한다.

한때 빛보다 빠른 물질을 발견 했다는 해프닝이 있었다. 계산 착오란다.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에 대한 수다는 듣다보면 아~ 하긴 했지만 여기다 설명은 못하겠다. 내 한계는 거기까지!

세포에 관한 수다에는 연세대학교 송기원 교수님이 나오셨는데 여성과학자 특유의 꼼꼼하고 똑부러지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투명망토는 굉장히 관심이 가는 주제였는데 굴절률이니 메타물질이니 하는 게 이해 불가. 결국 수다는 ˝투명 망토가 왜 필요하죠?˝ ˝그러게요. 왜 필요할까요? 저도 궁금한데.....˝ ˝여자 혹은 남자 목욕탕에 가려고요?˝ 이렇게 마무리되고 해리포터의 투명망토는 사실 불가능하다는 걸로 ㅠㅠ 그렇지만 과학은 불가능을 꿈꾸는 것이다!

마지막 주제는 핵융합! 핵발전소 때문에 위험한 에너지라 오해하기 쉬운데 핵융합에너지는 수소 원자핵이 결합해서 헬륨 원자핵으로 변할 때 나오는 에너지로, 이것을 옹호하는 이들은 `꿈의 에너지`라고 주장한다. 바로 태양이 에너지를 만드는 방식이 이것인데 그래서 `인공태양`이라 불린다. 오! 그렇다면 얼른 핵융합에너지를 개발해야지 않겠는가? 그런데 또 그게 아닌것이 핵융합 반응이 가능하려면 온도를 10억도까지 올리는 기술이 있어야 하고 고온의 플라스마를 가둘 공간이 필요하다. 즉 천문학적인 돈과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 우리나라도 김영삼 정부때부터 정부 차원에서 핵융합 연구를 지원했다는데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분명 핵융합 에너지는 태양에너지같은 위력을 가지므로 꿈의 에너지가 맞지만 거기에 쏟아 붓는 엄청난 돈 대신 재생가능 에너지에 더 투자를 한다면 어떨까. 마지막에 생각할 문제를 던져주며 끝이 났다.

과학자들의 수다를 듣다보면 세상에 궁금한 것들이 참 무궁무진 하다는 걸 느낀다. 내 머리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는 한계까지 따지고 실험하고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있어서 과학은 발전하고 세상은 변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또 그렇게 발전한 첨단 과학은 어느새 내 생활 안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사족! 이런 대화를 밥먹듯이 하는 과학자들이 너무 멋져보인다. 나는 이미 글렀고, 우리 애들도 과학엔 별로 관심 없든데.... 어떻게 사위나 며느리라도... 희망을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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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0-20 0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위와 며느리 ㅋㅂㅋ 저두 과학이라고 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고 먼가 복잡한 학문이란 인식이 있는거 같아요.그래두 이렇게 `수다`스럽게 읽으면 재미있을거 같아요 ㅋ 발명할순 없지만 만약 투명망토가 생긴다면 어디갈까 상상했는데 첫번째가 커피숍일거 같아요ㅋ 커피숍가면 두 세 시간있다가 나왔는데 하루종일앉아 책읽고싶어요. 그다음은 서점에 하루종일 책 읽다오고 싶은데 걸리면 진짜 민망하겠죠? ㅋㅂㅋ

살리미 2015-10-20 08:16   좋아요 0 | URL
역쉬~ 해피북님 책사랑은 대단하시군요^^ 투명망토를 걸치고도 책만 보러 다니시겠다니! 난 좀 더 크게 한탕..... ㅋㅋㅋ

붉은돼지 2015-10-20 14:02   좋아요 1 | URL
만약 저에게 투명망토가 있다면,,,, .......여탕!!!!!
..........이건 초딩 때 이야기고 ..........
역시 오로라님 말씀처럼 크게 한탕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