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문화혁명시대의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환타지 같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다. 부르조아의 자식이란 이유로 재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시골에 보내진 두 청년의 앞에 펼쳐지는 삶은 그리 오래 전 이야기도 아닌데도 마치 환타지처럼 그려졌다. 이런 일이 정말 가능했을까? 중국이란 정말 알다가도 모를 나라다. 언젠가 학생들에게 책을 읽게 하려면 독서를 금지시켜야 한다는 웃지못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이 책에서 두 청년들이 보여주는 책에 대한 갈망을 보며 나는 그 생각이 났다. 서양문학을 위험한 것으로 간주하고 혁명에 관련한 책이 아닌 모든 것들을 불태우고 금지했던 시절. 그들이 우여곡절 끝에 손에 넣은 책들을 아껴가며 읽고 또 읽고 몸으로 체화하는 장면에서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동이 밀려왔다. 자신들의 가장 힘들고 괴로운 시간을 문학의 힘으로 헤쳐 나가는 청년들과 발자크의 힘으로 재교육된 바느질 소녀. 상상도 못할 힘든 상황이지만 이 책의 분위기가 오히려 따뜻하고 행복한 것은 인간 본성을 깨닫게 해주는 문학의 힘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