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수미입니다.
수정을 할까 하다가 단점 많이 찾으시라고 그냥 올려 봅니다.
(귀찮아서는 절대 아닙니다.)
세권의 책 리뷰이구요, 책은 피터 조셉의 시대정신, 커트 보네거트의 나라없는 사람, 김광기교수의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 입니다.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는 다 읽지 않은 상태에서 올려서 좀 어리버리합니다.
한미 FTA 협정이 체결되었다고 한다. 잘은 모르지만 체결 과정 중의 정황으로 보아 우리나라보다는 미국에 더 유리한 협정이었을 것이다. 정치나 경제에 무지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감히 추측해 보건데, 미래의 전쟁은 바로 이런 형태가 아닐까 싶다. 총과 폭탄을 들고 하는 전쟁이 아니라 경제적 이권을 다투는 전쟁. 강대국이 자신의 국가적 권력을 배경으로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에 투자를 빌미로 자국의 이권을 챙겨가는 형태가 진짜 전쟁일 것이다.
그러면서 갑자기 미국이라는 나라의 경제체제, 정치체제에 대해 약간의 관심을 갖게 되었다. 벌써 지난 가을의 일이니 3개월도 더 되었다. 학생 하나가 추천해 준 피터 조셉감독의 『시대정신』을 시작으로 커트 보네거트의 『나라 없는 사람』, 김광기 교수의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라는 책을 읽으며 미국이라는 나라의 단점을 다룬 책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위에 언급한 책들은 미국에 대해 소위 좌파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이들의 작품인 듯하다.
피터 조셉 감독의 『시대정신』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책으로 다시 엮어 출판한 작품으로 대기업에 좀 먹히고 있는 미국의 경제체제에 대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가끔은 ‘이게 정말이라면 너무 황당한데. 미친 짓이군’ 하는 사실 혹은 의견도 있어서 읽는 이를 혼란스럽게도 한다.
혼란스러운 사실 한 가지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미국화폐 달러가 우리나라처럼 공기업인 조폐공사 같은 곳이 아니라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라고 하는 사기업에서 만든다는 것이다. 사기업에서 만든 달러를 미국 정부가 구입하여 사용하는데 1달러짜리 지폐를 한 장 구입하려면 1.1달러를 지불해야 한단다. 이러한 화폐체제를 개선하고 국가에서 화폐를 발행하고자 했던 링컨대통령이나 케네디대통령은 FRB 관계자들에 의해 총격당하여 살해되었다는 것이 작가의 주장이다. 또 이 FRB 관계자들이라는 사람은 당연히 미국 내 대기업 소유주라고 한다.
혼란스러운 의견 한 가지는 2001년 전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9·11 테러가 이라크 탈레반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주도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와 대기업의 자작극이라는 의견이다(차마 사실이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한 국가의 정부가 아무리 사악하다 해도 그럴 수가 있겠는가.). 작가는 당시 세계무역센터로 돌진하던 비행기가 민간 비행기가 아니라 군용 전투기였다는 점과 모 대기업 고위 근로자가 테러가 나기 전에 지인에게 귀띔해준 말을 근거로 주장하고 있다. 상상하지 못했던 이야기에 대해 반심반의하며 읽었지만 페이지마다 흥미진진하여 생소한 분야이고 어려워 시간이 많이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글이 끝나는 것이 사뭇 아쉬웠던 책이다.
커트 보네거트의 『나라 없는 사람』은 팟캐스트 방송인 ‘김영하의 책읽는 시간’에서 듣고 읽게 되었다. 커트 보네거트는 대단히 풍자를 즐기는 작가인 듯하다. 이 책은 수필집으로 앞부분은 신변잡기적인 자신의 이야기나 일상 속의 생각들을 늘어놓고 있지만 중간부분부터 글을 쓸 당시의 조지 부시 정권과 미국사회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내용들이 나온다. 특히 ‘맞는 말이다’ 시리즈가 인상적이다. 여러 가지 맞는 말 중에 ’기업은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은 뇌물을 줘도 괜찮고, 환경을 조금 파괴해도 괜찮고, 가격을 담합하거나 멍청한 소비자들을 우롱하거나 공정 거래를 위반해도 괜찮고, 파산 시 국고를 낭비해도 괜찮다,‘ 라는 글이 나온다. 왠지 익숙한 느낌이다. 우리나라 대기업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을 해 본다. 특히 미국의 절대 권력자들에 의해 절대타락한 ’미국이 이성적인 나라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라고 서술하고 있다. 나라에 대한 실망과 개선불가능을 인지하여 결국 ’나는 나라 없는 사람이다‘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작가는 풍자가 심하기 때문에 이것을 감안하지 않고 읽으면 이렇게 심하게 비난할 것까지야... 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는 반전주의, 환경보호, 가족 중시, 인간관계 중시 등 괜찮은 생각으로 똘똘 뭉친 사람인 것 같다. 그러므로 그의 글을 더 나은 미국사회가 되길 바라는 일종의 어리광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아직도 읽고 있는 책 김광기 교수의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이다. 이 책은 소소하게 미국 가정의 경제와 소비형태 변화에서 시작하여 국가적인 경제의 변화로 확장시키며 52가지의 에피소드를 전개해나가고 있다. 앞부분은 노숙자나 미국가정의 가축 사육, 실업률, 교도소의 죄수 수감 비용 등 흥미롭고 쉬운 내용들이라 새로운 사실을 알아 가는 재미에 쉽게 책을 덮을 수 없다. 하지만 중간 이후로 넘어가면 책읽기에 심한 정체현상이 생긴다. ‘부도덕이 난무하는 월가’라는 부분부터인데 금융과 관련된 단어들과 통계수치 같은 것들이 많이 나와 경제, 수학적 지능이 부족한 나로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작가는 자신이 유학시절 겪었던 미국 시민들의 타인에 대한 신뢰와 경영에 있어서의 청렴함을 이제는 더 이상 미국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고 말한다. 노력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아메리칸 드림의 신화가 사라졌다고 한다.
나는 항상 정치인이 바로 서고 나서야 그들이 정한 법령에 의해 기업을 경영하는 자들이 투명하게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왔다. 하지만 대기업 소유주들에게는 법보다 더 강력한 ‘돈’이라는 권력이 있었고 이 권력에 좌지우지되는 정치인들은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게 이 책과 『시대정신』에 서술되어 있는 내용이다.
우리나라 대기업 역시 오랫동안 중소기업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분야에 진출하여 우위를 점하고, 공공사업을 따내어 국민의 세금을 쉽게 벌어 챙기고 있다고 들었다. 재벌기업의 ‘돈’이라는 권력에 점령당한 정치인들이 그들을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스럽게도 정치에는 여권과 야권이 있고 공중파뿐만 아니라 인터넷뉴스에서도 정보를 취하여 국민들이 움직일 수 있지만,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재벌기업에게는 어떤 대항을 한 들 그들을 막을 수 있을까?
언젠가 안철수씨의 ‘기업가적 사고방식’이라는 라디오 방송을 얼핏 들은 적이 있다. MBA과정 중 성적이 가장 좋은 학생들이 나중에 금융사범이 되어 감옥에 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인성이나 기업윤리에 대한 자각이 없는 대기업 소유주들이 경제적 이윤만을 쫓고 있는 가운데 그들의 시장이 되는 소비자들은 앉아서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가.
나는 오늘도 의심해 본다. 당연한 듯 진행되는 컴퓨터 기반 수업과 특별실마다 들어 있는 컴퓨터와 모니터들. 교실마다 들어가 있는 LED TV, 도저히 적절하다고 말 할 수 없는 학생들의 손에 들려 있는 높은 이용료의 휴대전화, 해가 거듭될수록 복잡하고 집요해지는 온라인 업무처리시스템, 교원의 수는 늘리지 않으면서 리모델링만 거듭하고 있는 학교현장까지, 이 모든 것들이 대기업의 권력인 ‘돈’의 운영결과가 아닌가 하는 의심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