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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아직 차갑지는 하지만 봄이 오고 있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으이...

 

봄이 오면... 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 들녁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봄 맞으러 가자 했던가...
바구니엔 앵두와 풀꽃 가득담아 하얗고 붉은 향기가득 봄 맞으러 가자 했던가... ^^

 

어리고 성긴 가지 너를밋지 아녔더니 / 눈 기약 능히 직혀 두세 송이 퓌엿고나 / 촉 잡고 갓가이 사랑헐 제 암향좃차 부동터라.
빙자옥질이여 눈속에 네로구나 / 가만이 향기노아 황혼월을 기약하니 / 아마도 아치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
<매화사>

 

1. 가면사축 - 나는 더 이상 '사축'으로 살지 않겠다

그 참 반역(?)적인 책일세... 충성하는 '체' 하고서는 회사를 철저히 이용하는 사람이 되라하니... 일본답지 않다고 해야 하나 답다고 해야하나...^^

 

2. 이기는 사람, 지는 사람

개미의 필패는 99%라고 생각한다. 일시적 전투에선 어쩌다 이길지 몰라도 전쟁에선 질 수 밖에 없는... 그 넘의 공매도가 있는 한 더욱 밥이고... 안전한 투자 = 보수주의가 한 방편이나 될꺼나...


3. 수급단타왕 수급매매 절대비기 - 100% 수익을 보장하는 퍼펙트 수급매매 실전강의

이 정도 따라하려면 제법 고수의 길이긴 하지만... 그래도 갈 길은 멀고 날은 저물고...


4. 창업은 왜 망할까

망하는 길이 뭔지 알고 길을 달리하면 망하지 않는 건가? 요즘 이런 책에 자꾸 눈길이 간다...회사를 그만 둘 때가 된걸까...


5. 넨도nendo의 문제해결연구소

세계적인 브랜드의 "문제해결사" 사토 오오키의 번뜩이는 디자인 사고법!
발상이 자유롭다. 지협적인 듯한 부분에서 치유의 핵심을 잡아낸다는 것이... 그 내용에 관계없이 자신의 감을 승화시키는 점에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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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1 17: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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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3 09: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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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관원 2016-03-21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 소개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작년에도 그랬는데...

올해도 2월 중순부터 업무상 남에게 맡길 수 없는 프로젝트를 보듬고 있다.
1차 결과물을 3월 초에 제출해야 하는데,

거의 한 달간의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지금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아무 것도 없는 건 아니다. 팀원들이 준비해 준 구슬(자료파일)은 가득하긴 하다.

 

나의 몫은 구슬을 꿰매는 일이다. 어떤 색깔로 만들 것인가 나의 손에 달렸다.

그런데 나는 꼼짝 않고 있다.
옆에서 바라보는 팀원들이 속이 타는 모양이다. 영판 놀고 있는 모습이니...


시간 있을 때 미리미리 진행해 나가면서 수정할 거 수정하면 얼마나 좋을까.

어떻게 된 게 나는 이게 안 된다.
꼭 데드라인이 가까워져야만 손을 댄다.

 

나는 머릿속으로 일하는 스타일이다.
머릿속에 전체 틀(거의 완성된 이미지)이 일단 만들어져야 그것을 빠르게 풀어낼 수가 있다.

사람들은 쌩~ 놀다가 어떻게 그걸 한 번에 해내느냐고 놀라지만,

난 놀고 있지 않았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다.

좋지 않은 습관이라 건 알겠는데, 이게 어떻게 안 된다.


작년에도 그랬다... 그러다가 막판에 후다다닥 양면 200쪽을 만들어냈다.
올해도 아마 그럴 것이다. 먹고살자면 해내야 하니 어쩔 수 있남...

 

지금 이 시간에도 뭔가 시작을 해야 하는데, 아직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이때는 책도 읽히지 않는다... 아니 읽을 엄두도 못낸다. 과부하...
나도 참 답답하게 느끼는 나의 안 좋은 습관이다...

 

내일은 정기 산행이다. 산에서 마음이나 다스리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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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02-26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닥쳐야 해서 그 심정 이해가 갑니다. 시쳇말로 후달릴 때 겨우 하는 버릇. 어릴 때부터 그랬는데 안 고쳐지네요.

표맥(漂麥) 2016-02-26 22:15   좋아요 0 | URL
정말 저도 막판까지 가는 이 버릇... 고쳐야 하는데 참 안되네요. 모레부터 팍팍팍!!! 시작해야겠습니다...^^

cyrus 2016-02-26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천히 생각하면서 일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도 있는데, 이걸 게으른 성격으로 보는 편견이 많아요.

표맥(漂麥) 2016-02-26 22:14   좋아요 0 | URL
몇년전 제 스탈을 이해못한 상사가 빨리 안한다고 닥달하기에 좀 부딪혔는데... 그 분이 이번에 부사장급으로 승진... 아이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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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불균형 - 패권을 향한 미국과 중국의 미래 경제 전략
스티븐 로치 지음, 이은주 옮김 / 생각정원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G2!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2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을 일컫는 용어이다. 미국이야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의 강대국이지만 중국의 굴기(倔起)는 정말 눈부시다. 중국 경제 통계가 신뢰하기 어렵다는 말도 있고 최근 환율전쟁으로 외환보유고가 흔들리고 있지만, 그래도 중국은 외환보유고 세계 1위, 수출액 세계 1위, 명목 GDP 세계 2위, 구매력평가지수(PPP)기준 GDP 세계 1위, GFP 기준 군사력 세계 3위, 우주항공산업 세계 3위, 국방비 세계 2위... 게다가 모든 수치가 점점 더 강해지는 초강대국임은 틀림없다. 막 잠에서 깨어난 용이 아니라 가히 여의주를 물고 역동적으로 승천하는 적룡의 모습이다.

 

중국의 GDP 성장 덕에 우리 경제가 잠시 감로(甘露)의 혜택을 누리기도 했으나 그 위압적 마물의 기세는 언제나 두려움과 경계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중국에게 있어 한국은 그냥 그들의 순간 이익을 쫒는 무인식의 의식체 정도가 아닐까. 북핵과 사드 배치 문제만 보더라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그들의 눈엔 한국은 그저 밋밋한 존재(항장 項莊, 항우의 사촌동생이자 수하 장수)에 불과하고, 그들은 미국(항우)에 대적하는 패공(유방)으로 자리매김하는 자신만만한 행보 그 자체이다... 그러니 미국 학자들도 중국과의 관계 설정 및 그 분석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작금의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협력인가 대결인가? 미국의 시대는 가고 중국의 시대가 오는 것인가? 2000년대엔 분명 건설적 협력관계였건만 동아시아 지역 패권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는 지금은 앞으로의 전개가 '대결'로 치닫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 당연히 이런 일련의 상황들은 차곡차곡 축적된 결과의 산물일 것이다. <G2 불균형 - 패권을 향한 미국과 중국의 미래 경제 전략>은 이런 두 강대국의 충돌에 대해 여러 방향에서 깊이 있게 고찰한 책이다.


저자의 인식은 미국과 중국이 '의존적 성장'에 의해 '가짜 호황'의 단맛을 취한 원죄에서 출발한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끝없는 성장이란 환상에 빠져 과도한 통화 완화 정책으로 거품을 유발했고, 중국은 사회적 안정과 경제 발전의 절실함 때문에 성장에 목말라 있었다는 점에서 서로 짝짜꿍하게 하였다는 거지. 가짜 호황의 유혹(잉여 노동력 흡수, 빈곤 퇴치, 실업 완화, 소득 불균형 해소)은 너무나 달콤하였지만 이런 정책 함정은 비극의 씨앗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거다. 이 매혹적 춤사위(소비 파티)는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막을 내리게 된다.


이즈음의 생각거리는 미국의 경제 환경에 중국이 어떤 역할을 했는가? 중국의 발전 모형에 미국은 어떤 역할을 했는가? 인데... 미국 등의 다국적 기업은 비용 수준이 낮은 중국의 생산 플랫폼을 활용하는 경제 세계화 전략(공급망 개념)을 펼침으로써 중국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그들은 값싼 중국산 제품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된다. 단적으로 말하면 중국의 저가 제품 수출로 미국과 유럽이 소비 파티를 벌인 거지. 그리고 중국은 벌어들인 외환을 달러 표시 자산에 재투자함으로써 서로 윈윈하는 '상호 의존'이 성립 되었다는 거다.


한동안은 두 나라 모두 득(가짜 호황)이 되는 것처럼 보였는데 사는 게 어디 그렇남. 상호 의존은 상호 탐닉으로 변질되면서 그 병리적 속성(중국 : 수출에 의존하는 불균형 경제성장, 미국 : 부채에 의존한 거품 성장)이 터져버린다. 2008년 대위기가 가져온 선진국의 경제활동 위축은 곧바로 중국의 수출주도형 성장 모형의 토대가 되었던 외수에 치명타를 안겼다. 그리고 두 나라간 불균형에 대한 문제들이 증폭되기 시작한다. 중국의 거침없는 성장 경제가 미국의 경제 부흥과 번영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거지. 이른 바 '차이나 그라이프'가 구체화되면서 양국 간의 의존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 차이나 그라이프(China Gripe) : 중국에 대한 여러 불만 사항을 토대로 중국을 죄인 취급하는, 이른 바 중국 몰아세우기 혹은 중국 옥죄기


대체 무엇이 불만인가? 중국에 대한 오해는 미국의 경제 문제와 양국의 판이한 체제(자유 시장 체제와 사회주의 시장 경제)라는 두 가지 요소가 결합하여 빚어진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차이나 그라이프라는 왜곡된 태도는 미국 내에 형성된 대중 불만 기류와 중국의 정치와 경제 체제의 결함에 관해 솔직하고도 객관적인 평가에 바탕을 두고 있긴 하나, 왜곡된 인식이든 아니든 간에 그 인식이 현실이 되어버릴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다. 그렇게 되면 양국 관계는 더욱 삐걱거리게 될 것 아니겠는가.


재균형화! 이제 양국의 시급한 과제는 잇단 경제 위기에 대처할 방법을 찾아내는 한편 위기 후의 불균형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일이겠지. 미국도 그렇지만 중국도 국내 경제의 불균형 심화와 함께 옛 성장 모형을 재고해야 할 시점이 왔음을 통감하게 된 거야. 해법은 현실 인식에서부터 출발한다. 현실 부정은 새로운 불균형과 더 큰 위기를 불러올 뿐이다. 불균형 해소를 위해 중국은 생산자 중심 모형에서 소비자 중심 모형으로, 미국은 과잉 소비 구조에서 벗어나 자본적 지출, 인적 자본, 수출 주도형 성장에 초점을 맞춘 성장모형으로 경쟁력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말이 쉽지... 특히 미국과 중국처럼 의존 관계로 묶인 국가는 재균형화(불균형 해소 작업)를 실현하기가 쉽지 않다. 구조적 변화는 절대로 단독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떤 국가든 구조적 변화는 경제적 영역은 물론이고 정치와 사회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지는 법이다. 새로운 미국과 새로운 중국이 만나기 위해서는 호혜적 관점에서 상호 협력한다는 전제가 충족되어져야 할 것이다. 양국이 상대국의 재균형화 혹은 구조적 변화를 또 다른 위협으로 보고 배척할 것이 아니라 자국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한다면 걸림돌이 기회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인 거지...


사실 이 책은 철저하게 미국과 중국의 영역에서 기술된 책이라 우리에겐 '강 건너 불' 같은 책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월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이코노미스트'라는 스티븐 로치 교수의 한 수준 높은 통찰력과 심도 깊은 내공이 잘 어우러진, 아주 고급 독자(?)를 위한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중국에 대응하는 미국의 전략이 곧 우리의 전략에 참고가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 노다지, 중국의 서비스 산업 부문"은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에게 계속 밀리고 있는 우리 기업에게 화수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저자의 깊이 있는 안목에 탄복한 책읽기였다. 물론 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개는 기승전결인데 내용이 조금 반복적이고 현란함에 얼른 읽어나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건 더 나은 전개를 위한 과정일 뿐이지 복제가 아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솔직히 이만한 안목(통찰력)과 탁견은 좀처럼 보기 힘들지 않나~하는 느낌을 받았다. 경제/경영에 관심 없는 독자에겐 조금 지루할지 모르겠으나, 세계경제 특히 G2를 둘러싼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 권해 본다. 쉽진 않을 것이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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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2 09: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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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2 10: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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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은 바쁜 가운데에서도 한가로운 여유가 함께 했다. 아쉬움이라면 책 읽을 시간이 별로 없었다는것...
연초부터 중국 남부지역을 바쁘게 휘돌아 다녔고... 돌아오자마자 대전에서 한 주... 그리고 남도의 한 섬에서 눈 속을 헤집고 다니는 걸로 마무리를 했다. 망중한(忙中閑)이 바로 이런 나날이리라...
2월 역시 대명절로 책 읽을 시간은 더더욱 없겠지만... 어쨌거나 봄은 오고 있으리...

 
외딴 마을 섣달 눈이 쌓인 채 녹지않으니, 그 누가 사립문을 즐거이 두드리랴.
밤이 되어 홀연히 맑은 향이 전해 오니, 매화꽃이 가지 끝에 피었음을 알겠노라.

臘雪孤村積未消 柴門誰肯爲相敲 (납설고촌적미소 시문수긍위상고)
夜來忽有淸香動 知放寒梅第幾梢 (야래홀유청향동 지방한매제기초)  雪後 - 柳方善

 

1. 정수현 9단의 고수경영 - 비즈니스는 바둑과 같다

100자평이 200개가 넘어 있는 책... 리뷰는 4개밖에 없건만... 어쨌든 바둑에서 배우는 경영의 철학... 구미가 땡긴다...

 

2. 리더를 위한 한자 인문학 - 한자를 통해 주고받는 과거와 현재의 성공문답

이런 류의 책은 단박에 나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취향인가 보다.......

 

3. 카피책 -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내 머리 사용법'의 저자 '정철'의 책이다... 번떡이는 재치와 아이디어가 놀라운 사람... 나의 부족한 창의력에 기름칠 한번 해 볼까나...

 

4. 작은 가게 창업의 신 - 한국형 점포 창업 성공전략

아무리 생각해도 난 사업적 재질, 장사꾼의 소질이 없는거 같애... 그래도 작은 카페 같은 거 해 보는 꿈을 꾸긴 해...^^

 

5. 미래경영의 아트코어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인 듯하니 새로운 내용은 아닌 거 같은데... 아트란 단어에 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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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22: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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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 개정판, 원문 영어 번역문 수록 현암사 동양고전
노자 지음, 오강남 풀어 엮음 / 현암사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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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게 딱 3권의 책만 가지고 지구를 떠나라면? 분명 그 중 한권은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일 것이다. 도덕경을 처음 손 잡은 것은 대학 3학년 때이다. 훗설과 하이데거로 이르는 실존철학을 넘어가면서 노장사상(老莊思想) 에 본격적으로 빠져들었다. 기독교와 불교관련 서적을 제외하고는 가장 오랫동안 가까이 하다보니 저절로 조금 많은 부분을 외우고 있으며, 지금도 가끔씩 들먹거리며 유식한 척 스스로 만족하니 읽긴 많이 읽은 모양이다.
노자가 언제 살았는지도 불분명(이 책엔 기원전 6세기)하고 이본(異本)이 하도 많아 어느 본이 진본인지 모르겠으나, 요즘 발간되는 도덕경은 상편 37장과 덕경이라는 하편 44장으로 구성된 총 81장으로 소개되어 나오고 있다. 한문으로 5,000자 정도 밖에 안되지만, 그 오의(奧義)가 심오하여 조금 박식하다는 분들의 해석이 각기 달라 참된 의미를 헷갈리기도 한다. 언젠가 도올선생이 전 국민을 상대로 노자강의를 하여 큰 호응을 얻기도 하였지만 일각에선 '노자를 웃긴 남자'로 폄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올선생의 지극히 일상적인 체험을 바탕으로한 해석이 나름 탁월하다는 평가도 있는 반면에, 판단의 근저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원전해석을 견강부회식 논리로 풀어나갔다는 비판 또한 근거없지는 않다. 개인적으로도 대학 때 읽었을 때 책 옆에 달아 둔 나의 주석은 세월이 흘러 읽어보면 어린 소치가 여실히 보이고 부끄러워진다. 노자의 도덕경은 자신이 담을 수 있는 사상의 그릇 크기에 따라 이해의 깊이가 다르다는 거다. 자신의 자리매김이 빈약한 가운데 섣불리 입에 되기엔 노자가 던지는 지혜의 여백이 너무 넓어보인다.

노자의 사상은 어떻게 접근해야할까?
노자가 살았던 당시 중국은 전쟁의 시대였다. 자고 일어나면 나라 하나가 없어지는 이러한 시대적 문제를 바로잡아 정착하기 위해 공자는 인륜도덕의 질서를 회복하려는 방법을 택하였지만, 노자는 원래 순수했던 사람의 본바탕 마음을 먼저 회복시키는 것이 문제해결의 키포인트로 생각하게 된다. 사람의 마음이 타락하게되는 원인은 자연의 실상을 깨닫지 못하고 인간의 상대적인 욕망과 편협한 지식으로 자신의 욕심만 채우려 하기 때문이라 보았다. 이런 상태에서 윤리와 도덕을 덧입혀봐야 인간의 문제는 개선 될리가 없으므로 허망한 인간의 욕심에서 벗어나 대자연의 무궁한 흐름에 순응하도록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이다. 어째 이 내용이 작금의 우리들의 교육문제와 오버랩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더불어 융화하는 삶의 길을 가르치지 않는데 학교에서 인의와 예법을 가르친들 헛일이라는... 학생의 인권 강화를 악용하는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로 인하여 교육 자체가 멍드는 이 현실이... 
 
서양의 철학적 사고가 보편적인 실재를 추구하면서 존재와 인식을 명확화하고, 자연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피드백하면서 개선하는 것을 진보진취적 인간의 자세라고 보는데 비해, 노자는 현상과 인식의 불분명을 이해하고 우리가 실재한다고 믿어버리는 대립적 존재자들의 대립성이나 모순성이 우리의 인식과 무관하게 실재한다는 믿음은 우리들의 착각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또한 자연을 인간과 대립하는 도전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까지를 포함한 "스스로 그러함 (126쪽)"으로 보고 있다. _이 부분의 이해는 되지만 그냥 '처음 그대로의 모습이나 상태'로 파악하고 싶다._  무엇을 더 보탤 수도 손상시킬 수도 없는 완전한 존재이며 자존적 생명이 노자의 도(道)이며 자연이다. 모든 것을 포함하고 모든것에 내재한다는 이 완전한 자연을 이해할 때야 비로소 노자의 가르침에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노자사상의 기본인 도(道)란 무엇인가?
오강남 선생이 말하길, 첫장 도(道)만 잘 이해해도 도덕경 반 이상을 이해했다고 할만큼 어려운 요해를 내가 어찌 가벼이 입을 떼겠냐마는, 일반적 개념으로 파악해보면 노자의 도(道)는 유교의 규범적인 인도(人道)와는 달리 형태도 없고 이름도 없는(無形無名) 자연의 상도(常道)라고 보면 되겠다. 이때 여기에서 말하고 있는 무는 어떠한 존재도 없다는 뜻의 절대무, 허무가 아니다. 이것은 차별적인 모습으로 파악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無形(무형)이며, 한정적인 개념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無名(무명)이라고 할 수 있는 무(無)다. _중국 초기불교의 이제론(진제眞諦와 속제俗諦)를 설명할 때도 무형무명으로 풀이한다_ 즉, 노자는 만물을 생성하게 작용하는 무형무물(無物)의 존재로 파악하여 천하의 만물은 유에서 생겨났고, 유는 무에서 생겨났다고 보았다. 따라서 도로서의 무의 작용은 어떠한 작위나 욕망이 개입되지 않은 순수 자연의 도라는 의미에서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고 하는 것이리라.
도가도 비상도(道可道非常道)라 하여 말해질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라 했으니 도에 대하여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는 노자의 심려가 느껴진다. 오선생은 도(道)에 대해 "우주가,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존재하도록 하는 무엇, 그리고 그것이 움직이도록 하는 기본 원리, 그것으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무것도 존재하거나 움직일 수 없는 우주의 기본원칙 같은 것, 그런 의미에서 '궁극 실재'라 생각(21쪽)" 해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얼른 알수는 없지만 도와 만물과의 연결과 그 인식방법을 가늠해 보면서 본격적인 읽기에 들어간다. (도에 대한 보다 본격적인 배움은 25장을 깊이 읽으면 도움이 된다)
 
노자도덕경의 전 사상을 이야기 하기엔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는지라 즐겨 인용하는 몇가지만 소개할려고 한다.
아이와 지인들에게 67장의 귀절을 자주 인용한다. 我有三寶,持而寶之。一曰慈,二曰儉,三曰不敢為天下先。내게  세가지 보물이 있어 지니고 소중히 하니, 첫째는 자애, 둘째는 검약, 셋째는 세상에 앞서려 하지 않음이라... 자애 때문에 용감해지고, 검약 때문에 널리 베풀수 있고, 세상에 앞서려 하지 않음때문에 큰 그릇들의 으뜸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몇가지 고사를 곁들어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이 공감해 한다.
다음으로 자주 인용하는 귀절은 33장(158쪽)  知人者智, 自知者明. 勝人者有力, 自勝者强. 知足者富, 强行者有志. 不失其所者久, 死而不亡者壽。남을 아는 것이 지혜라면, 자기를 아는 것은 밝음이다. 남을 이김이 힘있음이라면, 자기를 이김은 정말 강함이다. 족하기를 아는 것이 부富함이고, 강행하는 것이 뜻있음이다. 제자리를 잃지 않음이 영원이며, 죽으나 멸망하지 않는 것이 수壽를 누리는 것이다.
이 외에도 상선약수(上善若水,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이다)나 천망회회 소이부실(天綱恢恢,疏而不失, 하늘의 그물은 광대하여 엉성한 것 같지만 놓치는일이 없다), 유덕화가 출연하여 유명한 천장지구(天長地久, 天地所以能長且久者, 以其不自生, 故能長生, 하늘과 땅은 영원한데 하늘과 땅이 영원한 까닭은 자기 스스로를 위해 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참삶을 사는 것이다)등은 자주 인용하며 삶의 지표로 삼는다.
 
오강남 선생이 풀이한 이 책의 해석에 전부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의 젊은이들에게는 상당히 어필할 수 있는 요인이 있는 책임을 인정한다. 우선 한글화가 되어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난 김항배님의 <노자철학의 연구(思社硏)>를 기본 텍스트로 삼고 씨알의 소리에서 함석헌선생님의 <도덕경> 해석을 즐겨보았지만 한자체가 많아 지금의 학생들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우리시대엔 보편적이지만 요즘 어디 그러한가. 도올의 책이나 이런 해석본이 더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서양철학과 기독교적 입장에서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지식편향적 사고에 젖어있는 신세대에게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 하다. 그 밖에 도덕경을 영어로 번역하여 같이 실은 점도 높이 평가할만하다. 하지만 한사람의 해석이 잘못된 인식을 낳을 수 있으므로 보다 지적인 해석을 원하는 분들은 김항배님 책이나 '감산의 노자풀이' 등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이본 중에서는 왕필본을 보통 최고로 꼽는다.)
 
도덕경의 마지막 81장을 보면 "믿음직스러운 말은 아름답지 못하고 (信言不美),아름다운 말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美言不信)"고 하였다. _진실한 말은 꾸밈이 없고 , 꾸며진 말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풀이가 더 부드럽게 더 다가온다_ 결론같은 이 귀절은 항상 가슴에 바람을 일으킨다. 진리의 말은 현란한 미사여구나 화려한 이론에 있는 것이 아님을 자주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노자의 말씀은 새기고 새길수록 비움이 많은, 그래서 마음이 맑아진다. 피가 식어갈수록 노자의 가르침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한번읽고 마는 그런 사상이 아니라 읽으면 읽을수록 무게가 더하는 경외로운 책이다. 시대를 초월하여 어느 시대에나 필독해야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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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맥(漂麥) 2016-01-19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은 거의 5년 전에 다른 곳에 이미 올린 글인데... 지금 읽고 있는 도덕경 관련 책의 리뷰와 연결을 위해 아곳에 옮겼습니다....

cyrus 2016-01-19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전문가들이 최고의 <노자, 도덕경> 번역본을 선정해도 그것만 사서 읽는 일은 위험한 것 같아요. 최고의 번역본도 비판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더군요. 저는 한때 오강남 번역본이 믿을 만한 책이라고 믿었어요.

표맥(漂麥) 2016-01-20 18:03   좋아요 0 | URL
한자세대이니만큼... 번역과 함께 대충 그 느낌을 감지할 수 있지않나 싶습니다. 물론 자신의 그릇만큼 채울 수 있는거겠구요... 결론은 결국 자신에게 달린거라는... 뭐 그런 생각입니다...^^

yamoo 2016-01-21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강남의 <도덕경>은 전문가에게 최고로 많이 까이는 책이지요~ 저도 언젠가 페이퍼로 쓴 적이 있습니다.^^

저도 이 판본을 갖고 있지만, 읽다보면 신경질이 도져서 도저히 못 읽겠더라구요~ㅎ

표맥(漂麥) 2016-01-21 16:59   좋아요 0 | URL
이 책이 다른 도덕경 풀이에 비하면 좀 많이 떨어진다는 평이 많지요. 동양적 사상의 제대로 된 이해와 바탕이 부족하다... 뭐 그런...
이 책만 보면 좀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으니 기본적으론 동감이지만...
그래도 지금 나온 책 중에서는 가장 젊은 독자 지향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전 도덕경을 자기공감의 문제로 파악합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이해도가 높은... 그게 언제까지일지 모르겠지만 ...
어쨌거나 아직도 공부가 진행형이니만큼 비판적 잣대를 들이대기엔 제가 좀 부족... 그러다보니 전 대부분 수용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