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그랬는데...
올해도 2월 중순부터 업무상 남에게 맡길 수 없는 프로젝트를 보듬고 있다.
1차 결과물을 3월 초에 제출해야 하는데,
거의 한 달간의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지금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아무 것도 없는 건 아니다. 팀원들이 준비해 준 구슬(자료파일)은 가득하긴 하다.
나의 몫은 구슬을 꿰매는 일이다. 어떤 색깔로 만들 것인가 나의 손에 달렸다.
그런데 나는 꼼짝 않고 있다.
옆에서 바라보는 팀원들이 속이 타는 모양이다. 영판 놀고 있는 모습이니...
시간 있을 때 미리미리 진행해 나가면서 수정할 거 수정하면 얼마나 좋을까.
어떻게 된 게 나는 이게 안 된다.
꼭 데드라인이 가까워져야만 손을 댄다.
나는 머릿속으로 일하는 스타일이다.
머릿속에 전체 틀(거의 완성된 이미지)이 일단 만들어져야 그것을 빠르게 풀어낼 수가 있다.
사람들은 쌩~ 놀다가 어떻게 그걸 한 번에 해내느냐고 놀라지만,
난 놀고 있지 않았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다.
좋지 않은 습관이라 건 알겠는데, 이게 어떻게 안 된다.
작년에도 그랬다... 그러다가 막판에 후다다닥 양면 200쪽을 만들어냈다.
올해도 아마 그럴 것이다. 먹고살자면 해내야 하니 어쩔 수 있남...
지금 이 시간에도 뭔가 시작을 해야 하는데, 아직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이때는 책도 읽히지 않는다... 아니 읽을 엄두도 못낸다. 과부하...
나도 참 답답하게 느끼는 나의 안 좋은 습관이다...
내일은 정기 산행이다. 산에서 마음이나 다스리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