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인간의 치매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약이 예상치 못한 효과를 낳는다. 지능 향상이라는 부수적 효과로 뛰어난 지능을 가진 침팬지가 태어난다. 인간의 실수로 태어나서 동족 대신 침팬지는 사람과 초년을 보낸다. 지능이 뛰어난 침팬지는 커 가면서 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갖는 적대감을 마주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것처럼 보인다! 동물을 오랜 시간 길러본 적이 있다면 이런 서사가 꽤 그럴듯하다고 느끼게 된다. 동물이 자신이 속한 종과 격리돼서 종간에 의사소통을 배우지 못하면 같은 종을 만나도 혼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사람만 눈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동물도 사람처럼 눈으로 희노애락을 표현한다. 어렸을 때 봤던 <혹성탈출>과 많이 다른 느낌인데 영화 자체보다는 동물을 바라보는 내 시각이 변해서 그럴거다.  

2. 인간 입장에서는 유인원들의 반란이자 폭동이지만 유인원들의 입장에서는 동물의 권리와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다. 시저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초년에 애정을 교류한 인간 아빠를 버린다. 하급한 동물 취급과 조그만 철창에 갇혀 학대당하는 같은 무리를 구출하기 위한 대의를 위해 사사로운 정을 기꺼이 희생한다고나 할까. 여기서 중요한 건 시저를 비롯한 유인원들이 자신들이 행동에 대한 의사결정자로 변했다는 점이다. 오랑우탄은 시저가 위험할 때 자신의 몸을 던져 시저대신 죽는데 감동적이었다. 

3. 꽤 그럴듯해도 말이 안 되는 점도 아주 많다. 샌프란시스코 내에 웬 유인원이 그렇게 많으며 인간과 싸우는 장면에서 죽어도 죽어도 숫자가 줄지않는다.  

4. 혹성이란 말이 무슨 말인지 찾아봤더니 행성이란 말이다. 20세기 <혹성탈출>의 유인원들이 우주에서 밑도 끝도 없이 침입하는 상상력이라면 21세기 <혹성탈출>에 나오는 유인원은 인간의 이기심으로 만든 결과물이다. 유인원이 인간의 자장권을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상상력이다. 인간의 상상력 관점도 성찰적으로 변한 듯하니 인간도 조금은 똑똑하게 진화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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