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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타치오를 먹는 여자
류소영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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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나이세대의 작가를 문단에서 만날 수 있을만큼, 내 나이도 이제 사회활동의 중심에 있음을 다시한번 느낀다. 386세대와 80년대에 관한 후일담문학이 주류를 이뤘던 것이 얼마되지 않은 과거인듯 한데, 이제 어느덧 70년대에 태어나고 90년대에 대학을 다닌 우리 세대가 30대에 가까와 오면서 우리의 이야기들이 점점 떠오를때 어떤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류소영의 글은 아주 쉽게 읽힌다. 복잡한 문장도, 어려운 스토리도 아닌 어찌보면 자신의 기억을 아주 편안히 써내린듯한 기분이 든다. 작가의 바램대로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다. 같은 세대인 독자가 보기에 같은 경험이 많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이 단편집은 기성작가들의 기교와 솜씨에는 조금 떨어지는 - 그래서 신선한 맛이 있는 - 그런 글인듯 하다.

앞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선 교사로서, 등단한 한 사람의 작가로서 앞길이 장장한 그녀에게 바램이 있다면 이제 좀더 깊이를 더하는 글을 기대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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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중독 작가정신 소설향 14
함정임 지음 / 작가정신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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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김소진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난 그녀만으로 느껴지는 첫작품이었다.(물론 내가 읽은 그녀의 작품 테두리 안에서이겠지만~~)

소설<행복>을 읽으면서, 그녀가 남편을 잃은 슬픔을 언제쯤 꺼내지 않을 수 있을까 걱정반 기대반 했었던 기억이 난다. 드디어 이 소설에서는 그녀만의 분위기와 글솜씨를 만날 수 있어서 참 반가왔다.

두 남녀가 만나서 사랑을 하는 것에는 분명 집착이 있다.
이 소설에서의 주인공은 혀의 감각에 집착한다. 그 집착이 아주 에로틱하게, 그러나 천박하지 않게 잘 표현되어 있어서 글을 읽는 도중 전율을 느끼게 해 준다.

사람들은 예술과 외설의 구분이 무엇인가에 대해 많이 논쟁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경계를 뚜렷이 하지 못한다. 그냥 작품의 수용자 각자가 느끼는 것일 뿐.... 함정임의 이 소설은 아주 섹슈얼하지만 외설적이지는 않다. 하나의 집착이 시작되고, 사랑이라고 느낄즈음 그 집착으로부터 도망가게 되고, 또 다른 집착을 할 대상으로 사랑은 움직인다.

이 소설은 그 묘사를 넘치지 않게, 그러나 풍부하게 하고 있어서 한두시간을 사로잡는 중편소설의 묘미를 한껏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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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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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씨의 소설이라면 거의 빠짐없이 읽는 매니아이다. 신경숙씨가 과거에 그러했던 것처럼, 오산이가 그러했던 것처럼 <풍금이 있던 자리>를 타이핑했던 기억도 있다. 그래서 발표되는 작품마다 이제는 습관적으로 읽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작에 가까오면 가까울수록 왠지 기대에 못미치는 느낌은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뭔가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기 때문에 더한 답답함을 느낀다고 해야 하나.... 이 소설엔 정말 많은 은유와 복선이 깔려있다. 닭의 목을 치는 것, 미나리군락지, 바이올렛 등... 게다가 등장인물인 아버지, 어머니, 남애, 수애, 최, 그리고 남자까지도 뭔가 많은 것을 담고 있는 듯 하다. 책 뒤의 평론을 읽어보면 이렇게 깊은 뜻이 있었나 할 정도로....

그러나 소설을 읽는 사람은 소설자체에서 뭔가 필연적인 짜임을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주인공의 답답한 인생은 거의 자폐증 증세에 가깝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과연 작가가 원하는 '타인에게 한 발짝 다가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에는 너무 허무하다고나 할까....

물론 모든 작가들에게 명쾌한 스토리 작가가 되어야 한다는 건 절대 아니다. 나는 신경숙씨의 그 더듬거리는 듯한 문체와 흐릿하게 맴도는 듯한 묘사를 매우 사랑한다. 저며오는 듯한 그 표현의 매력때문에라도 끝까지 책장을 넘기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점점 폐쇄적인 주인공만 거듭된다면, 그리고 그 폐쇄성이 추리소설의 결말이 풀리듯 명쾌하게 풀지지 못한다면, 독자의 마음에 오래도록 어리는 작품이 되기는 어려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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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말
박정애 지음 / 한겨레출판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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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소설중에 이만한 책을 발견한 적이 없다. 인물이 굉장히 얽히고 섥히어 있어서 표를 그려가며 읽는 수고를 하게 되었지만, 그 또한 소설읽기의 한 재미를 더하는 것이었다. 조정래 선생의 <태백산맥>처럼 많은 인물이 등장한 대하소설의 축약판 같은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별로 오래전이라고 할 것도 없는 과거의 우리 어머니 세대에 비하면 정말 많이 변한것 같다. 물론 좋아졌다, 나빠졌다의 비교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못먹고 못배우는 한에 대해서는 공감가지 않는 것이 현재의 우리들이다.

본인(70년대 세대)과 비슷한 나이의 작가들의 글을 꽤 문단에서 발견할 수 있어졌지만, 대부분 그런 글들은 톡톡 튀는 문체와 감각적인 현실을 그리는 - 그 나름대로는 매우 재미있지만 - 소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묵직한 주제를 잇는 작가가 있음이 정말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이런 표현을 써도 될지...)

개인적으로는 경상도 끝자락에서 40년을 사신 부모님이 있기 때문에 여기 나오는 경상도 사투리를 읽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혀 그쪽 배경이 없으신 분들은 읽기가 좀 고역스러울 것 같다. 하지만 글로써 만나는 그지역의 완벽한 사투리는 정말 정감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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