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소한 중독 작가정신 소설향 14
함정임 지음 / 작가정신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김소진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난 그녀만으로 느껴지는 첫작품이었다.(물론 내가 읽은 그녀의 작품 테두리 안에서이겠지만~~)

소설<행복>을 읽으면서, 그녀가 남편을 잃은 슬픔을 언제쯤 꺼내지 않을 수 있을까 걱정반 기대반 했었던 기억이 난다. 드디어 이 소설에서는 그녀만의 분위기와 글솜씨를 만날 수 있어서 참 반가왔다.

두 남녀가 만나서 사랑을 하는 것에는 분명 집착이 있다.
이 소설에서의 주인공은 혀의 감각에 집착한다. 그 집착이 아주 에로틱하게, 그러나 천박하지 않게 잘 표현되어 있어서 글을 읽는 도중 전율을 느끼게 해 준다.

사람들은 예술과 외설의 구분이 무엇인가에 대해 많이 논쟁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경계를 뚜렷이 하지 못한다. 그냥 작품의 수용자 각자가 느끼는 것일 뿐.... 함정임의 이 소설은 아주 섹슈얼하지만 외설적이지는 않다. 하나의 집착이 시작되고, 사랑이라고 느낄즈음 그 집착으로부터 도망가게 되고, 또 다른 집착을 할 대상으로 사랑은 움직인다.

이 소설은 그 묘사를 넘치지 않게, 그러나 풍부하게 하고 있어서 한두시간을 사로잡는 중편소설의 묘미를 한껏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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