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뒤바뀐 삶, 설명서는 없음
게일 콜드웰 지음, 이윤정 옮김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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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도록 읽었다. 외국작가의 글은 내게 있어 가독성이 너무 떨어진다. 이 책은 번역이 아주 좋은데도 그렇다. 아마 사고하는 방식이 달라서 주파수가 잘 안맞는 것일테다.

소아마비였던 저자가 수술로 찾게된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는 과정, 사모예드 대형견 튤라를 키우는 노력과 행복, 엄마를 보내는 아픔, 친구 캐롤라인에 대한 애도와 그리움, 일인 가정에게 마을공동체가 주는 친절과 우정, 알콜중독과 실연 경험... 이 모든 것들이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가르치려 하거나 이해받으려 하지 않는다. 개별적 경험으로 이루어진 인생 누구든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거다. 담담한 이 글을 읽다보면 내게도 이런 순간이 있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각자의 삶에 대해 뒤돌아보게 만드는 글, 좋은 에세이를 만났다.

*그래서 마지막 장의 질문들의 나열은 촌스럽게 느껴진다. 사족이 길다.
*헌정받은 딕 체이신은 누굴까? 궁금. 못찾겠다. - 수술 이후에 재활치료를 도와준 물리치료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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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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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영하 작가의 팬이어서 팔이 안으로 굽는 소리만은 아니다. 이렇게 가독성 좋은 소설은 참 오랫만이다. 짧은 챕터로 끊어지면서도 이어짐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 다음회를 보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만큼은 아니지만,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잠을 줄여 읽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사실 김영하까지 SF 미래소설을 쓰는게 못마땅하긴 했다. 뭔가 현실세계를 위트있게 비틀고 꼬집는게 그의 특기였기 때문이다. <작별인사>의 스토리는 인간의 컨트롤을 넘어선 인공지능 휴머노이드가 지구를 점령하는 매우 올드한 내용이다. 이런 건 나도 쓰겠다 싶을 만큼 어디서 많이 본 줄거리ㅎㅎ 그런데 그 안에 김영하만이 쓸 수 있는 깔끔하고 반짝이는 디테일이 가득하다. 기계든 인간이든 ‘인간성‘을 확인하게 하는 것이 자연과 음악과 역사와 소설(이야기)을 즐기는 것이라니...(사랑이 아니라!) 짧은 생을 이땅에 살고 가는 인간인 나는, 얼마나 인간답게 살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한다.

하지만 선이의 세계관에서도 생에 대한 집착은 당연했다. 지금의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개별적인 의식을 갖고 있지만 죽음 이후에는 우주정신으로 다시 통합된다. 개별성은 완전히 사라지고 나와 너의 경계 자체도 무화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이에게도 이 생의 의미는 각별했다. 개별적인 의식을 가지고 살아 있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니 너무나 짦은 이 찰나의 생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존재가 되도록 분투하고, 우주의 원리를 더 깊이 깨우치려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선이에게는 그래서 모든 생명이 소중했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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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5-21 1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병원에서 일하면서 읽었어요. 보물선님의 리뷰는 짧지만 그 안에 많은 것을 담고 있어서 제가 좋아하고 신뢰합니다요.^^
 
애쓰지 않아도 마음산책 짧은 소설
최은영 지음, 김세희 그림 / 마음산책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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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젊은 작가 최은영의 짧은 소설집. 나는 왜 이걸 자꾸 에세이처럼 읽고 있는건지... 작가의 글이 투명하고 맑아서 그런듯^^

#그림도참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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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5-11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짧다고 해서 안 사고 있는 구두쇠도 아니고 쫌생이입니다요.ㅠㅠ 근데 저번에 올려주신 <아프기만 한 어른이 되기 싫어서> 읽고 있어요!!! 괜찮네요. 박현묵 군은 대단하고요.

보물선 2022-05-11 17:22   좋아요 0 | URL
어머! 제 리뷰를 참조해주셨다니 감동이예요!

보물선 2022-05-11 17:26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호흡 짧은 소설 별로예요. 근데 최은영껀 괜찮드라구요.
 
문학이 사라진다니 더 쓰고 싶다
강병융 지음 / 마음의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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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듯 편안한 에피소드 속에서 문학에 대해 생각해 볼 화두를 툭툭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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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클래식 - 만화로 읽는 45가지 클래식 이야기
지이.태복 지음, 최은규 감수 / 더퀘스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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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부터 이 책을 갖고 다니며 큐알코드 찍어서 소개된 음악을 들어가며 읽었다. 격리 이틀동안 틀어놓고 자고... 눈떠서 또 틀고ㅋㅋ 결국 다 들었다. 유튜브 만세!!

이 책 완전 내 취향, 내 수준이다. 소개되는 곡들이 아주 난해하지 않으면서도 격조 있다. 클래식 초심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게 재미있다. 그림도 너무 귀엽다. 잼잼 만세!ㅎㅎ

작가 Jiyi Yim 쌤이 피아노 다시 배우는 내용도 나온다. 나도 레슨을 꼭 다시 받고 싶다. 그래서 우선 연습 중이다. 연습 시간이 많지않아 아쉽지만, 그래도 석달만에 많이 늘었다. 열심히 쳐봐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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