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날을 부탁해
황정민 지음 / 마음산책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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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통해서 항상 깔끔한 모습만을 보던 사람의 일기장을 훔쳐본다는 건 참 재미있는 일이다. 좀 성공한 사람들이 그 사람의 명성에 기대어 낸 책들을 가끔 읽어보면 대필해준 흔적이 남아 있어서 영 탐탁지 않았었다. 그에 비해 이 책은 정말 본인의 느낌이 잘 살아있어서 꼭 일기같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황정민씨나 나나 비슷한 환경과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더욱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사회적으로는 황정민씨보다 좀 덜 이루었지만.... 하나 더 이룬것이 있다면 결혼이라는 과정을 넘어 왔다는 것 밖에 없다.

여성에게 있어서 결혼은 안정된 울타리인 동시에 엄청난 제약이 된다. 나는 결혼을 통해 내 늙은 모습을 함께할 사람을 찾았다는 안도감이 있지만, 아직도 사랑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황정민씨가 또 부럽기도 했다. 자신의 위치보다는 반대의 위치에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인가보다....

어쨌든 영화 좋아하는 나로서는 영화와 함께 자신을 돌아보는 정민씨의 글쓰기가 나를 돌아보는 계기를 주었던것 같다. 그리고 '아직은 꽃피는 삼십대인걸요'라고 말할 수 있는 당당한 여성이 있다는 것에 나 또한 자부심을 더하고 싶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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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암사자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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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알라딘서점의 매니아인지라 추천메일은 빠지지 않고 열심히 보는 편이다. 이 책도 그 추천을 기초로 해서 구입하게 된 꽤 많은 책들중의 하나이다. 원래 외국소설 번역본은 잘 안보는 편인데, 어릴때 좋아하던 셜록 홈즈와 루팡 시리즈의 기억때문에 최근에 몇권의 추리소설을 사게 되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때문일까.... 이책을 읽는건 상당한 인내심의 시험이 되었다.

스케일도 크고,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발란더도 상당히 인간적이라는 말에 동의할 수는 있다. 하지만 추리소설로서의 박진감은 좀 떨어진다. 우선 분량이 650페이지나 된다. 시시콜콜 너무 많은 묘사를 해서 사건의 진행이 너무 느리다. 에드가 앨런 포우의 <단편소설 예찬론 : 소설이란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앉아서 읽을 분량이어야 한다...>을 대지 않는다 할지라도, 많지도 않은 사건이 너무 많은 분량으로 씌여 있어서 읽는 내내 좀 괴로웠다. 내 생각엔 250-300페이지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첫번째 서평자가 지적했듯이 오타가 너무 많다. 번역이 매끄럽지 않다기 보다는 교정이 좀 덜된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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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님되는 법
진산 지음 / 부키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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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홈페이지의 개그코너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단숨에 읽어내릴수 있는 책이다. 누구인들 마님이 되고 싶지 않겠냐만은 진산이 제시한 마님되는 법을 따르면서까지 마님이 될 수 있는 사람은 별론 많지 않은 듯 싶다. 특히 지저분한거 참기, 두부먹기 등등....(난 마님까지는 못될듯 싶다. 마님과 삼월이의 중간쯤???)

그러나 글 구석구석에 포진되어 있는 아주 쓸만한 이야기들이 많다. 좋은 삼돌이 구하는 방법이나 시댁과의 외교방법등은 꼭 알아둬야할 필수요건인 듯 하다. 더불어 감명(?)깊었던건 마님의 출산일기였다. 출산을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해볼 경험담이 너무나 리얼하게 그려져 있다. 여자라면 이책의 유쾌함에 꼭 한번 빠져보라고 권하고 싶다. 남자들은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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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1~4 세트 - 전4권 셜록 홈즈 시리즈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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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 독자의 대부분은 아마도 어린시절에 읽었던 얇은 문고판을 밤새워 읽은 추억을 가진 독자들이지 싶다. 물론 나도 그렇구... 홈즈라는 이름 하나메 그냥 매료되어서 구입을 하긴 했는데 좀 실망스럽다. 왜 그시절에 그다지도 홈즈를 좋아했었는가 하고... 단지 내가 나이 들어서 그런건지도 모른다. 추리소설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들을 맛보았기 때문일까? 홈즈의 추리능력에 감탄을 할 수 없는 뻣뻣한 어른이어서 그럴까? 하여튼 추억때문에 이책을 선택하려고 하는 독자들은 좀 말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10년 20년 전의 그 느낌을 보존하는게 더 홈즈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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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음에 관하여
함정임 지음 / 이마고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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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작가 함정임의 글은 김소진으로 인해서 너무 아파했던것 같다. 작년의 <아주 사소한 중독>을 읽고 나서부터 그녀가 이제 진짜 자기 글쓰기를 시작했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역시 나의 기대를 어기지 않는 산문집을 만나게 되어서 무척 기쁘다. 이 책에서는 아이와 함께 남편의 부재를 아프지만 잘 극복해 내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보인다. 본인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그녀의 아픔을 눈물지어가며 볼 수 있지만, 그녀가 결혼하기 전의 당당함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그 이외의 즐거움이라면, 그녀 나름대로의 삶에 대한 성찰이 너무나 탁월하다는 점이다. 그리움의 정의, 하찮의 것에 대한 발견이 주는 즐거움등은 정말 밑줄 쫙 그어 놓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또한 가끔 발견되는 아주 이쁜 우리말(웅숭깊게, 돞아봄 등)은 책을 읽는 기쁨을 더욱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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