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제국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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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글에는

기존의 김영하의 작품과는 성격을 달리한다고 강조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 김영하 소설의 팬으로서 -

오히려 김영하 다운 책이었던것 같다.

각 인물의 분명한 캐릭터와

속도감 있는 문체,

짜임새 있는 스토리,

제목과 겹치는 그림....

 

김영하, 라는 이름과 겹치는 글은 거의 봤기 때문에

왠지 이 작가와는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람같은 느낌이 든다.

학교 선배 같은~

 

이 책의 결말까지 나름 단숨에 읽고 나서의 느낌은....

깊은 허무감이다.

 

시스템(북한)에 의해 살아온 주인공이

시스템(남한 국정원)에 의해 다시 순응되는 것...

금이 갈대로 가있는 결혼제도에 그냥 순응해야 하는 것...

하루종일 선택을 위해 방방 거린다 하더라도

인생은 그저 주어진 조건에 맞춰 살아야 할 뿐이라는 결말이

너무나 허무했다.

 

읽는 재미는 만점,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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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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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있는 한편의 연애드라마를 보는 듯한 책이다.

보면서도 연재물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른 리뷰를 얼핏보니깐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소설이 맞네~

(조선일보라는게 좀...맘에 안듦!)

 

400페이지 넘는 소설 답지 않게 완전 잘 읽힌다.

본인이 이미 그 나이를 지나온 여성인지라

완벽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어서 그런가?

(물론 난 그 나이때 애까지 낳았지만~)

3명의 여자친구들과 오은수를 둘러싼 애인들~ 직장상사들....

스토리나 디테일까지 딱 우리세대! 여자들 이야기이다.

백년이 지나서 누군가가 이 소설을 읽게 되면

역사소설로서 완벽하다고 할 것이다....ㅎㅎㅎ

 

오래전에 읽어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낭만적 사랑과 사회>에서도

사랑, 결혼제도 등에 대한 도발적 문장으로 인상깊었던 작가였는데 

이 책도 여전히 그 주제를 변주하고 있다.

 

스토리는 그냥 건성으로 슬슬 넘기며 봐도 재밌다~ 이럴 수 있는 내용이지만

중간중간에 나오는 소설적 묘사들이

자칫 하이틴 로맨스로 추락할 수 있는 스토리를.. 품격있게 해준다.

 

"모든 고백은 이기적이다.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고백을 할 때, 그에게 진심을 알리고 싶다는 갈망보다 제 마음의 짐을 덜고 싶다는 욕심이 더 클지도 모른다." - 106 p.

 

"어쩌면 우리들은 사랑에 대해 저마다 한가지씩의 개인적 불문율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문제는, 자신의 규칙을 타인에게 적용하려 들때 발생한다. 자신의 편협한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기준을 타인에게 들이대고 단죄하는 일이 가능할까. 사랑에 대한 나의 은밀한 윤리감각이 타인의 감각과 충돌할 때, 그것을 굳이 이해시키고 이해받을 필요가 있을까." - 330 p.

 

" 나를 왜 사랑하느냐는 물음은,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만 가능하다."

- 159 p.

 

"인생을 소모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관계란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걸까? 그래서 사람들은 기꺼이 사랑에 몸을 던지나보다. 순간의 충만함, 꽉 찬것 같은 시간을 위하여. 그러나 사랑의 끝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안다. 소모하지 않는 삶을 위해 사랑을 택했지만, 반대로 시간이 지나 사랑이 깨지고 나면 삶이 가장 결정적인 방식으로 탕진되었음을 말이다." - 140 p.

 

그냥  아무데나 펼쳐도 이런 문장들이 나온다.

물론 대화속에도 촌철살인 같은 내용들이 나온다.

(결혼은 타이밍, 연때의 문제.... 가장 사랑했던 남자가 아니라 연때가 맞는 남자....)

((결혼에 대해)...아는것과 겪는것 사이에는 분명 엄청난 간격이 가로놓여 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듯이

이 책은 그렇게 맛있게 읽힌다.

 

근데 이 책을 남자가 읽으면 어떨까? 너무 궁금하다.

물론 어떤 남자가 읽는냐에 따라 틀릴테지만......ㅋㅋㅋ

 

***  권신아 님의 일러스트도 정말 딱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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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1 - 차이를 만들어낸 200인의 얼굴
바버라 캐디 지음, 장 자크 노데 사진 편집, 박인희 옮김 / 거름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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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을 받자마자 쭈~욱 한번 흑백사진을 넘겨본다.

아는 사람도 있고... 생소한 사람도 있고.....(당연 아는 사람이 많다^^;)

서문에 선정위원회가 얼마나 까다롭게 인물들을 골랐는지 써있으니

그런가 보다... 하면서 책장을 넘겨본다.

내용이야 인물의 3페이지 전기이지만 사진이 정말 멋지다.

2. 저자의 감사의 글에 필라델피아 공공도서관 등 도서관 직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말 부분이 꽤 된다.

이걸보니 왜 이리 뭉클한지.... 아직도 내 안에 사서의 피~가 흐르긴 하나보다.

한국에서도 이런 글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려운 이야기겠지만~

3. 나중에 내 아이가 크면... 20세기엔 이런 사람들이 역사속에 있었구나...하면서 볼 수 있겠지.....

훗날의 교육적 효과까지 생각하면서 구입한 책이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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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여성 평론가로 산다는 것 - 평론가 심영섭의 삶과 영화 그 쓸쓸함에 관하여
심영섭 지음 / 열린박물관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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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평론가, 영화....

 내가 굉장히 관심히 많은 주제이다.

심영섭이라는 이름도 씨네21에서 많이 봤고 해서... 그냥 사게된 책!!

물론 유명하다던 TV토론이나 라디오에서 목소리나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편견없이 글로만 마주할 수 있었다.

 

모음된 글은 매우 수려하다.

심리학자에 평론가로 다듬어진 글발이 어찌나 매력적인지...

연필을 쥐고 봤다면 밑줄 긋고 싶은 곳이 많을 정도였다.

 

여성으로서의 치열한 삶의 근원이 본인의 어머니였음을 자랑스러워하고,

페미니스트  평론이라고 욕먹는 상황을 오히려 더 편향되어도 좋다며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 내세우는 그녀에게

같은 여성으로서 박수를 보낸다.

 

3부에 실린 영화평은 수많은 영화 평론 중에서 뽑은 글이었으니

또 어찌 멋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일반인들은 볼 기회 별로 없어서 모르는 영화라 할지라도

글만으로도 아름다운 미문(美文)이었다.

 

그런데 한가지 맘에 안드는 점은.....

개인에 대한 스스럼 없는 공개가 너무 지나쳐서 다소 민망스러웠던 점이다.

마지막에 공개된 두번째 남편과의 연애시절 기록...

중간중간 기록된 일기장 같은 글들....

 

물론 제일 재미있게 읽었다.

타인의 사생활을, 그것도 연애편지를 읽는 것이 흥미로움은 당연한거지....

 

강인한 글과 바쁜 이력을 자랑하는 심영섭에게도

이런 아픔과 (이혼 경력)

이런 로맨틱한 연애와

이런 행복한 결혼생활이 있다는 걸

솔직하게 독자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심정은 알겠지만,

그것이 지나친듯 보여서

심하게 말하자면 자기과시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이시대를 힘차게, 게다가 결혼생활까지 행복하게 사는 여성으로서의 심영섭을

진짜로 칭찬하지 못하는 게 다소 미안스럽지만....

공인으로서 너무 솔직한것도 별로 좋아보이진 않았다.

여성의 편에서 전사(戰士)적 이미지가 퇴색되는 것 같기도 하구....

 

중용의 미덕이 아쉽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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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성석제 지음, 김경호 그림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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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관한 이야기처럼 풀어낼게 많을 수가 있을까…

누구든 자기가 아는 맛집이야기를 하다보면 모르는 사람끼리도 서로 금방 흥미진진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소설가가 풀어낸다면 
범인(凡人)들과는 분명 달라야 하리라…
이 책은 그런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 
성석제 특유의 지식과 재담을 섞어 버무려낸 
아주 깔끔하게 맛깔스러운 김치같은 책이었다. 
나름 4부로 구성은 하긴 했지만
음식의 구색을 맞추는건 아주 포기하고
본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자유로움에 더해
뜬금없는 분석에 알쏭하기까지 한…
정말 유쾌한 소풍같은 책임이 분명했다. 
* 요즘 책 만들때 삽화나 만화 사용하는게 유행이라고는 하나
  이책은 좀 참아주지 싶었다.
  글의 묘미를 살려주는게 아니고, 오히려 방해되기까지 하다니….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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