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잼있는 한편의 연애드라마를 보는 듯한 책이다.

보면서도 연재물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른 리뷰를 얼핏보니깐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소설이 맞네~

(조선일보라는게 좀...맘에 안듦!)

 

400페이지 넘는 소설 답지 않게 완전 잘 읽힌다.

본인이 이미 그 나이를 지나온 여성인지라

완벽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어서 그런가?

(물론 난 그 나이때 애까지 낳았지만~)

3명의 여자친구들과 오은수를 둘러싼 애인들~ 직장상사들....

스토리나 디테일까지 딱 우리세대! 여자들 이야기이다.

백년이 지나서 누군가가 이 소설을 읽게 되면

역사소설로서 완벽하다고 할 것이다....ㅎㅎㅎ

 

오래전에 읽어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낭만적 사랑과 사회>에서도

사랑, 결혼제도 등에 대한 도발적 문장으로 인상깊었던 작가였는데 

이 책도 여전히 그 주제를 변주하고 있다.

 

스토리는 그냥 건성으로 슬슬 넘기며 봐도 재밌다~ 이럴 수 있는 내용이지만

중간중간에 나오는 소설적 묘사들이

자칫 하이틴 로맨스로 추락할 수 있는 스토리를.. 품격있게 해준다.

 

"모든 고백은 이기적이다.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고백을 할 때, 그에게 진심을 알리고 싶다는 갈망보다 제 마음의 짐을 덜고 싶다는 욕심이 더 클지도 모른다." - 106 p.

 

"어쩌면 우리들은 사랑에 대해 저마다 한가지씩의 개인적 불문율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문제는, 자신의 규칙을 타인에게 적용하려 들때 발생한다. 자신의 편협한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기준을 타인에게 들이대고 단죄하는 일이 가능할까. 사랑에 대한 나의 은밀한 윤리감각이 타인의 감각과 충돌할 때, 그것을 굳이 이해시키고 이해받을 필요가 있을까." - 330 p.

 

" 나를 왜 사랑하느냐는 물음은,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만 가능하다."

- 159 p.

 

"인생을 소모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관계란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걸까? 그래서 사람들은 기꺼이 사랑에 몸을 던지나보다. 순간의 충만함, 꽉 찬것 같은 시간을 위하여. 그러나 사랑의 끝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안다. 소모하지 않는 삶을 위해 사랑을 택했지만, 반대로 시간이 지나 사랑이 깨지고 나면 삶이 가장 결정적인 방식으로 탕진되었음을 말이다." - 140 p.

 

그냥  아무데나 펼쳐도 이런 문장들이 나온다.

물론 대화속에도 촌철살인 같은 내용들이 나온다.

(결혼은 타이밍, 연때의 문제.... 가장 사랑했던 남자가 아니라 연때가 맞는 남자....)

((결혼에 대해)...아는것과 겪는것 사이에는 분명 엄청난 간격이 가로놓여 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듯이

이 책은 그렇게 맛있게 읽힌다.

 

근데 이 책을 남자가 읽으면 어떨까? 너무 궁금하다.

물론 어떤 남자가 읽는냐에 따라 틀릴테지만......ㅋㅋㅋ

 

***  권신아 님의 일러스트도 정말 딱 어울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