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여성 평론가로 산다는 것 - 평론가 심영섭의 삶과 영화 그 쓸쓸함에 관하여
심영섭 지음 / 열린박물관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여성, 평론가, 영화....

 내가 굉장히 관심히 많은 주제이다.

심영섭이라는 이름도 씨네21에서 많이 봤고 해서... 그냥 사게된 책!!

물론 유명하다던 TV토론이나 라디오에서 목소리나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편견없이 글로만 마주할 수 있었다.

 

모음된 글은 매우 수려하다.

심리학자에 평론가로 다듬어진 글발이 어찌나 매력적인지...

연필을 쥐고 봤다면 밑줄 긋고 싶은 곳이 많을 정도였다.

 

여성으로서의 치열한 삶의 근원이 본인의 어머니였음을 자랑스러워하고,

페미니스트  평론이라고 욕먹는 상황을 오히려 더 편향되어도 좋다며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 내세우는 그녀에게

같은 여성으로서 박수를 보낸다.

 

3부에 실린 영화평은 수많은 영화 평론 중에서 뽑은 글이었으니

또 어찌 멋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일반인들은 볼 기회 별로 없어서 모르는 영화라 할지라도

글만으로도 아름다운 미문(美文)이었다.

 

그런데 한가지 맘에 안드는 점은.....

개인에 대한 스스럼 없는 공개가 너무 지나쳐서 다소 민망스러웠던 점이다.

마지막에 공개된 두번째 남편과의 연애시절 기록...

중간중간 기록된 일기장 같은 글들....

 

물론 제일 재미있게 읽었다.

타인의 사생활을, 그것도 연애편지를 읽는 것이 흥미로움은 당연한거지....

 

강인한 글과 바쁜 이력을 자랑하는 심영섭에게도

이런 아픔과 (이혼 경력)

이런 로맨틱한 연애와

이런 행복한 결혼생활이 있다는 걸

솔직하게 독자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심정은 알겠지만,

그것이 지나친듯 보여서

심하게 말하자면 자기과시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이시대를 힘차게, 게다가 결혼생활까지 행복하게 사는 여성으로서의 심영섭을

진짜로 칭찬하지 못하는 게 다소 미안스럽지만....

공인으로서 너무 솔직한것도 별로 좋아보이진 않았다.

여성의 편에서 전사(戰士)적 이미지가 퇴색되는 것 같기도 하구....

 

중용의 미덕이 아쉽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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