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치는 곰과 이주홍 동화나라>

이 책 속엔 "북 치는 곰", "은행잎 하나", "우체통"....이 세 편의 짤막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북 치는 곰>

밤에 인간 세상에 내려와 몰래 신발을 훔쳐 달아나는 짖궂은 야광귀 가족 중의 막내 똘똘이!

식구들의 걱정엔 아랑곳 않고 신발을 훔쳐 무사히 돌아오겠노라 큰 소리 뻥뻥치며 한 인가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똘똘이가 그만 북치는 곰 장난감에 넋이 빠져 신발을 훔쳐 가기는커녕, 오히려 새벽이 되어 급히  집에 돌아 오느라 자신의 신발 한 짝을 놓고 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은행잎 하나>

가을이 되어 엄마(은행 나무 둥치) 곁을 떠나야만 하는 은행잎.....엄마는 "걱정할 거 없다. 어디로 가서 무엇이 되건 너희들의 마음은 다 엄마의 마음 속으로 와 있는 거니까. 한 겨울 동안 긴 꿈 속에서 즐겁게 쉰다고 생각만 하면 그만이야."라고 어린 은행잎을 달래 줍니다. 엄마와의 이별이 슬픈 일이지만 그래도 "내가 아무래도 떨어져야 한다면 이왕이면 저 아이한테로 떨어져 내려갈래. 내가 저 아이를 좋아하는 만큼 저 아이도 반드시 나를 좋아할 거야."하면서 은행잎은 아이의 스케치북에 살푼 내려 앉게 됩니다.

"내 눈엔 너만 보여"라는 복순이 언니 님의 코멘트와 김여흔 님이 남겨 주신 예쁜 이야기 설명의 감동이 책을 읽는 내내 이어졌습니다 .

 

 


 

 

 

 

 

 

 

 

 

<우체통>

숙희라는 여자 아이는 생각합니다. "옳지, 그 통(우체통)에서부터 땅 속으로  쭉 구멍이 뚫려 있구나. 그래서 편지를 넣으면 그 편지가 땅 밑 구멍을 굴러가서 저 쪽에 닿는구나. 그러면 내가 아빠한테 보내는 편지를 우체통에 넣으면 그 편지가 쭉 땅 속을 굴러가서 아버지가 있는 (일본)공장까지 가겠지...." 

그래서 숙희는 엄마가 저 먹으라고 챙겨주신 개떡을 아버지께 보내드리고자 유지로 곱게 싸서 개떡을 우체통에 넣습니다. 비록 숙희가 아버지께 보내고자 했던 개떡은 우체부 아저씨를 통해 집으로 되돌아 오게 되지만.....

<우체통>...이 이야기 속엔 일제 시대 우리 민족의 고통과 애환(일본으로 징용간 숙희의 아버지와 남겨진 그 가족들의 궁핍)이 우체통을 통해 아버지에게 개떡으로 상징되는 그리움과 사랑을 실어 보내고자 했던 숙희의 예쁜 마음으로, 슬프지만  가슴 따뜻하게 그려져 있는 예쁜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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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4-03-23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열사님 서재에서 바로 나의 보관함으로 쏘~옥 집어 넣은 이 책은 곁에 두고 봐야할것 같아요. 두고두고 보면 괜히 착해질것 같은....느낌이 드네요...(쉽게 착해질수있을까??)

프레이야 2004-03-23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빛을 머금었다 하늘도 보내는 샛노란 은행잎 아래 착하디착한 얼굴들...
멀리 간 아버지께 빨간 우체통에 실어 보내는 예쁜 마음.
씁쓸하지만, 요즘 이런 아이들 있을까요?
김동성님의 그림이 순수한 동심을 멋지게 되살려놓았어요. 아, 포근하다.

비로그인 2004-03-23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들면서 동화책은 결코 아이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란 걸 새삼 깨닫고 있죠.
동화책엔 분명 그 어떤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여흔 2004-03-24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은 맘이랍니다,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