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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ㅈ 엄마에게

말로 ㅈ엄마의 맘을 할퀴게 된 것 정말 미안해요. 단순 정보제공 차원의 발언이었는데 상황이 정말 적절치 못했어요. 저라는 인간이 '원래 말 속에 칼을 담아 남을 찌르는 짓따위는 못하는 인간입니다 '라는 변명이 필요한 얕은 사람관계밖에 만들지 못한 제 탓이죠. 
또, 제 위주로 상황을 해석한 후 즐거운 맘으로 번거로움을 기꺼이 감수하는 ㅈ엄마의 맘 또한 심하게 왜곡했어요. 정말 여러가지로 미안해요. 그냥 슬그머니 지나가 지려나 했지만, 그렇게 되질 않네요.
한 해 마무리하며 어떤 식으로든 표현해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라도 중얼댑니다. 미안했다고. 하지만 말 못했다고.

가끔 제가 꾸리고 있는 사람 사이 라는 게
ㅈ엄마의 전화기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불시에 끊겨서 어느 대목, 어느 부분이 상대에게 전달되지 못하는지 알지 못하고,
내가 어느 대목, 어느 부분을 듣지 못하는지 상대도 짐작못하는.
그래도 대화는 계속되어지는.
상대가 오해했음을 분명 알지만 반복 설명의 번거로움이 상대에게 끼치는 짜증은 피하고자 하는.
 
힘듭니다.
혼자가 좋은 게 아니라 힘든 걸 피하고 싶은가 봅니다.
언제가 힘든 게 안 힘든 일이 되면 그땐 혼자를 피하고 싶은 시간도 오겠죠.

**********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까끌한 세상살이도 ㅈ엄마의 매직필터는 고운 재미들으로 걸러줄 터이니 뭐가 두렵겠습니까!!
그 보다 큰 재산이 있을까요? ^^ 
 

                                                                                                        200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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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거리의 누적이 공간적 변화로 측량 가능하기에 달릴 수 있다. 만약 런닝 머신 위라면 힘들 것 같다. 길 위라 비탈도 있고 내리막도 있다. 오전 8시 반 만 넘어 가도 숨막히게 더울 때도 있었고,살갗을 한 포 떠내듯이 추울 때도 있었다. 가슴을 밀어 막는 바람도 있지만 그래도 길 위이기에 달릴 수 있다.  10km 내가 언감생심 꿈이라도 꾼 적이 있었던가. 한 발자국 한 발자국씩 비어 깜빡이는 밧데리의 칸수를 층 층 채워간다. 내 자존감 밧데리 자체 동력원을 찾았다는 것이 금년 한 해 가장 풍부한 발견이었던 것 같다. 아니 내 인생. 앞으로 달리기는 계속될 터이니. 

어느 예능 프로그램 중에 참가자들이 하프 마라톤에 도전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자막 중에 두 발로 쓰는 모노그라피,오직 거친 숨소리와 나 자신 뿐,이라는 자막이  근3초 내 안을 휘저으며 통과한 적이 있었다. 그날, 영상 3도 가량에 바람이 사나웠지만 난 길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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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 크리스마티 파티... 내 아이 왼쪽에 앉은 알렉사,내 아이의 단짝이다. 집에 오면 항상 알렉사 얘기뿐이었는데 직접 만나니 참 똘똘해 보였다. 둘은 선생님의 지시에 가장 날렵하게 반응하고, 수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줬다. 작은 아이가 새삼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안에서 아이와 집밖에서 아이는 어마어마하게 달랐다. 놀랍다. 아이를 향한 내 시각도 어마어마하게 확장되었다. 귀찮은 맘으로 파티에 가기는 했지만 잘 다녀 온 것 같다


 

한 학급당 20여명 내외의 학생,교실안은 5개의 테이블이 놓여져 있고 각 테이블 당 4명에서 5명의 아이들이 앉는다. 3과목 정도는 이동 수업을 받는다. 현재 작은 아이는 킨더에 속한다. 1학년 전 단계 학년이다. 이 학교 전체 학생중 동양 아이는 우리집 큰 아이와 작은 아이,외 약2명 정도. 

그날 저녁 우연히 베트남 레스토랑에서 교장 선생님을 만났다. 여자 교장선생님은 오늘 크리스마스 파티에 대해 즐거웠냐고 작은 아이에게 물었고, 큰아이의 이름도 정확하게 알고 계셨다. 부모들이 학교에 찾아 가면 학교 내 출입을 위해 출입증을 받아야 하는데, 오피스 직원 또한 나의 이름을 알고 있다. 나 어릴적 교장선생님은 내 존재도 몰랐는데...모든 학생은 물론 학부모까지 파악하고 있다니. 고맙다. 동양인,한국의 샘플이 될터이니 매사 조심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난 어리버리한 동양인에 불과하겠지.란 생각을 하니 부끄럽다. 
 

모든 파티는 학부모의 기부형태로, 각자 음식들과 파티에 필요한 물품들을 자율적으로 가져 온다. 물론 조율하는 룸마더가 있다. 연말에는 10월 말 할로윈 파티,11월 말  땡스기빙 파티, 12월 말 크리스마스 파티가 줄줄이 따라 온다. 연초에는 발렌타인 데이 파티가 있을 것이고 5월에는 선생님을 위한 주간도 있다. 우리나라의 스승의 날처럼. 

여기선 선생님의 생신도 학급차원에서 꼭 파티가 마련된다. 각자 작은 선물들을 하는데, 강제적이지는 않지만,선생님이 원하는 상품권의 스토어 리스트가 주간 폴더에 붙여져 전달된다. 직접적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선물 고민할 필요 없으니 편리하단 생각이 든다. 대부분 20불 내외의 상품권을 준비하는데 지역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 

각 학생들의 생일 파티도 매우 중요하게 다뤄진다. 생일 해당 학생은 작은 컵케익이나 음료등 먹거리를 반학생들과 나눈다. 학교에서 이런 형태로 기본적인 파티도 하지만 따로 학교 밖에서 개인적으로 생일 파티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초대장을 학교에서 돌리는 것이 금지된 학교도 있다. 초대를 받지 못할 아이들을 위한 배려란다. 그래서 대개 우편으로 초대장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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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아이들 학사 일정 캘리더나 들여다 봐야 요일, 달의 변화를 깨달을 정도로 최근 전 시간의 흐름에 참 둔감해요. 오늘 산 것처럼 내일도 사는 타성만 남았죠. 최근의 변화라면 추워져서 운동 시간이 오전에서 오후로 바뀐 것뿐, 일상 '이상 무' 게으른 스케줄로 주욱 가고 있습니다.

마치 제 시간들은 필름없는 카메라를 누르고 있는 것 같아요. 너무나 방만하고 나태하게 시간을 운용하는 만행을 아무 죄책감 없이 저지르며 스스로를 소비하는.... 제 시간들이 부끄럽습니다.그나마 햇빛 받으며,내가 뛰는 것을 잊은 채, 뛰는 일에만 완벽하게 열중하는 그 순간만이 맹렬하게 내 존재를 증거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죠. 결핍된 자존감을 충전하는 나름 희미한 노력입니다. 그리하야 살갗을 에는 바람을 안고 37도(영상 3도)에도 뛰는 무모한 오기를 뿜기도 합니다. 

반복되는 일상이 넌덜머리나고 지겹지만, 어제처럼 작은 아이 크리스마스 파티등으로 학교에 가야 하는 외부 일정이라도 있는 날이면 그 변화는 어이없게도 일상을 부숴뜨리는 스트레스가 되네요. 무의미한 일상일망정 나름 규칙이 존재하는가 봅니다. 누군가 노크하지 않으면 전 바다속 같은 집 안에서 언제까지건 머물 수 있을 거에요. 이해하기 힘들죠?  저를 향한 외부의 오해들이 합당함을 알아요.

@@엄마는 최근 가장 큰 즐거움이 뭐에요? 

@@엄마라는 호칭 쓸 때마다 입안이 까끌까끌해요. 뭐 다른 말이 없을까 고민은 하는데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어요. 우리 둘 사이 관계의 범위가 아직은 제한적이고 선명하지 못해서 일까요?

폭스바겐을 볼 때마다 생각나요. 누군가 저 차를 좋아한다고 했어지 하고. 빌레로이에 갈 때마다 생각나요. 누군가 나를 여기서 친구라고 칭했었지 하고. 아무것도 아닌 시간의 마디들이 콕 박혀 오래 남으니 참 신기합니다. 이제 거진 알맹이는 발효되고 추상으로만 남은 기억들 고마움,부러움,동질감,호응,격려,통찰.....비난...

2009년은 절 향해 함부로 꽂혔던 변화도 많았고 가장 오롯하기도 했던 한 해였어요. 내년엔 전 뭘 만들어갈 까요. 외부적인 변수가 많겠죠. 전 저항하게 될까요 수긍할 수 있을까요? 

제 즐거움은요,한 두어 달 전부터 자기 전에 식구 3인이 모두 잠들면 인터넷 보며 드는 와인 한 잔이에요. 와인으로 시간이 뭉텅 뭉텅 날 빠져 나가는 것 같은 순간에 도달하면 잠을 청하죠. 그래서 간혹 두 잔이 될 때도 있어요. 

2009년 잘 마감하시고 2010년 건강하고 즐거우셨으면 좋겠어요. GOOD LUCK!
메일 쓸 상대가 있으니 전 운이 좋아요.

 
                                                                                               2009년 12월 17일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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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하면 반역이 되지만, 대가를 치르는 일로 부터 완벽하게 보호받는 그로선 대단치 않은 일상에 불과한 일. 돌발 순간들 앞에 그 사람은 자신의 역할을 기꺼이 외면할 뿐더러,그 외면에 관해 서운한 감정을 호소한들 '팔은 안으로 굽는다'며 다시 한번 상대의 가슴을 할퀸다.  나는, 그가 아직도 자신의 경계 안으로 들여 놓지 않은 타인에 불과하다는 매몰찬 메시지에 기가 차고 허탈할 뿐. 함께 쓴 시간의 켜를 가름해 보면 이젠 내 입장이란 걸 읽을만도 하건만. 지나가는 낯선 이에게도 갖출수 있는 상식선의 배려조차 없어 보인다. -그녀와의 통화후 그녀의 남편을 생각하며 떠오른 말-

* 나 대신 설거지를 한다. 청소기를 돌린다. 다림질을 한다. 다시 내 손의 보안이 필요한 집안일 대신하기가 그의 미안함 표현의 최선인가 보다. 내 의도를 모르는 것에 더 분이 난다. 내가 원하는 건 내 일을 대신 하라는 것이 아니라,당신의 일을 제대로 처리해 주기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표현을 무시할만큼 단단하지 못한 난 또 다시 일단 덮는다. 하지만 가슴에 불쏘시개는 여전하고,그런 어처구니 없는 장면을 만나면 다시 파르르 살아난다.  

** 단순히 정보 제공의 멘트였는데 시기 적절치 못한 탓에 상대의 맘을 불편하게 했던 것 같다. 망발 두번째,상대가 진심을 담아 즐겁게 하는 일을 두고,뭐든 귀찮아 하는 내 위주의 해석으로 상대의 맘을 분명 건들였다.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즐거운 자리를 만들어준 상대에게 더블 스트레이트를 날리다니..참으로 아찔하건만 바로 그 자리에서 수습할 만큼의 순발력이 당연 없는 난 그냥 내 속에서만 보글보글 끓이고 있다. 내가 말에 뼈를 심어 상대를 겨냥하는 인간은 아니라고 변명해야하는 얕은 관계를 지녔기에 최근 무진장 심기가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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