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에 이은 명작.....

일곱개의 숟가락
노경실 지음, 김수정 만화 / 대교출판 / 1998년 7월

일곱개의 숟가락...은 한 식구의 이야기입니다..할아버지의 고집으로 인해, 무리한 스케줄을 짠 부모들이 사고가 나서 죽고...그 할아버지와 같이 살게 된 손자들의 이야기죠. 부모님이 살아계셨을때까지만 해도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꽤 행복하게 살았지만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영화배우를 꿈꾸는 할아버지땜에 어렵게 살아가는데요. 어떻게 보면 철없는 할아버지때문에 갑자기 급조된 이 가족은 처음에는 좀 서먹서먹합니다. 서로 상처입히고, 경제적으로 어렵고.....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가족애를 느끼면서 단란하게 살아가죠..(기억이 맞다면 이 만화로 드라마까지 만들어졌었습니다.)

첫째 손자는 권투를 하게 되어 권투선수가 되구요. 첫째 손녀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집안 살림을 도맡으며 공부를 해 가죠. 그리고 나머지는 어린 동생들이구요. 가족들이 갈등이 해소되는 부분이 정말 코끝이 찡했습니다. 개그체의 만화 보고 운것은 이 만화가 처음이었습니다. 가족애라는 것...어려운 상황에서 더욱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p.s. 진돗개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 첫째 손자 친구가 개를 갖고 싶다는 아이들의 말에..집에서 X개를 가져다 준다고 가져다 주는데요. 나중에 알고 보니..그 X개가 사실은..진돗개였다는....개를 들고 나가는데...갑자기 '여보, 여깄던 진돗개 어디갔어?'하는 부분요. 코믹하고 감동적인 만화였습니다. 김수정님의 아기공룡 둘리도 좋았지만 이 만화도 재밌게 봤습니다.

앞부분은 괜찮은데....

프린세스 1
한승원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12월

일단 재미는 있는데요..스토리를 너무 질질 끄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좀 이런부분이 불만입니다. 후후...(도대체..언제..프린세스 이야기 나오나요....????) 가상의 서양 중세시대의 이야기입니다. 라미라라는 풍요로운 국가와 이웃나라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죠. 사랑하지만 신분때문에 포기하고 상처받고 아파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개인적인 생각이지만...한승원님이 인테리어나 소품 그림을 상당히 깔끔하고 이쁘게 그리시지만...막상 인물그림은 이런 분위기의 만화랑 잘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왕을 사랑했지만 왕자의 유모가 되어야만했던 비이의 엄마...자신의 인생 때문에..왕자와 비이를 떼어놓으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비이는 왕자의 아이를 낳게 되죠...이 만화의 제목인 프린세스를....그리고 왕자는 국가를 위해..다른 나라의 귀족의 딸과 결혼을 합니다. 하지만..그녀는 왕자와 비이의 어린시절부터의 친구인 왕의 기사..레오를 좋아하는 듯 하구요. 그외에 다른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점점 복잡해 지는데요.(좀 날카롭게 생긴 그 귀족 아저씨, 아버지 때문에 그 귀족에게 할 수 없이 몸을 팔러온 여자, 그여자가 낳은 아이....)

좀...심각하게 왕국의 역사, 정치, 경제, 권력 등등을 이야기하며..상당히 스케일이 커지는데요. 정말 슬퍼요...끝까지...이런 패턴으로 갈까요? 솔직히..전 비이를 떠나보낸(고의는 아니었지만..) 왕자가 너무 밉습니다. 왕자이면서도 비이하나 못 지키다니...

조슈아란 쿠키도 있었는데...

조슈아 1
김영숙 지음 / 서초미디어 / 1999년 10월

김영숙님...그림체가 좀 심각한 변동이 있는 작품을 그리는 작가입니다.(대체적으로 여자 머리는 무척 꼬불꺼불 길게 그리는데요. 물론 생머리로 길게 그리기도 하지만요..좀...변동이 심해요..) 요즘에도 만화를 그리시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다작을 하시는 분이셨죠. 저는 잘 모르겠지만 일부분 작품이 그 동안의 다른 만화의 짜집기 만화라고 하기까지 하더군요..

조슈아...당시에는 얇은 만화책으로 좀더 많은 분량으로 나왔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사실...김영숙님은 다작을 하셔서 거의 제목을 기억 못하는데요. 당시에 조슈아란 쿠키가 있을때라서 잘 제목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느날 학교에 친구가 가져와서 처음 보게되었는데요..

좀 비현실적이지만...기숙사 학교에 유럽이 배경인 만화입니다.(예전에 만화가 그러듯이....좀 서구적인 분위기...) 조슈아란 활달한 여자애가 기숙사 학교에 들어가고 거기서 많은 남자를 만나고 그 남자들이 그녀를 좋아하는.....흔한 스토리지만...그 당시에는 참 재밌게 봤습니다..

새로 재판된 것 보고...세월의 흐름을 느꼈습니다. 예전에는 그리 어색하지 않던 그림체가 지금 어색하고..유럽 배경의 화려한 기숙사 생활도 어딘지 어색하고 좀 촌스럽기도 하고....지금 다시 보면서..좀 유치하기도 하지만 학교에서 선생님께 들킬까봐..몰래 보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후후..

p.s. 개인적으로 김영숙님 작품 중 도시의 라이온을 가장 재밌게 봤습니다. 3부인가까지 나온..강인한 여자의 이야기요.

연상연하 커플의 진지한 이야기...

연상연하 1
한승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4월

사회에 꽤나 냉소적인 늦깍이 대학생 여자(어두운 집안 사정때문에...)와 귀여운 남자 대학생의 연상연하 커플의 이야기입니다..여자는 사회를 경험하고 대학에 들어와서 그런지 상당히 현실적이고 남자는 아직 사회를 몰라..좀 철이 없기도 하죠..물론 마지막에 사랑을 위해(?) 좀 심각하게 생각하기는 하지만서도...

어른들의 이야기를 그리시는 한승희님 작품치고는 그래도 좀 가벼운 편에 속합니다. 그 특유의 심리묘사와 심각함을 살리면서도 대중성이 있다고 할까요? 연상연하 커플이 그러하듯이..여자는 처음에 남자를 남자로 보지 않습니다. 그럴 귀여운 동생보듯이 하죠.(사실..남동생보다도 나이가 어리니..그럴만도 하지만..) 남자는 그렇지 않은데..심지어 여자는 자기 집의 방을 남자한테 세내 주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그녀를 좋아하는 한 남자의 등장....남자를 좋아하는 여자의 등장...결국 여자는 남자를 좋아하게 되고 오랜 고민끝에(?) 집에 인사를 시킵니다...그리고 여자의 남동생은 남자를 매형으로 인정(?)하구요..좀더 길게 했으면 좋았을텐데 2권으로 끝나서 너무 아쉽습니다. 모처럼 보는 진지한 만화였는데.....

무척이나 심각...어려운 만화...

캥거루를 위하여 1
이강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1월

이강주님은 대중성에서 좀 벗어난 비주류적인 작품을 그리시는 편이죠. 내용이 없는듯하면서 심각하고.....심리묘사 많은 만화입니다. 요즘 주류인 귀엽고 깜찍하고 또는 감각적인 만화가 아니죠. 그렇다고 줄거리가 방대하거나 그렇지도 않구요..

아주..소심한 주인공이 어느날 갑자기 캥거루가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정상인데..유독 자신만 캥거루의 얼굴을 갖게 되죠.(신기한것은 그런데도 다른 사람들은 그의 변한 모습을..눈치채지 못합니다. 너무 소심한 사람이라 그만큰 사람들이 관심이 없다는 걸까요? 현대 사회에서의 소외된 사람들?)

그림체가 화려하지 않습니다. 눈도 반짝이지 않고 주인공들도 그리 잘 생긴 외모는 아닙니다. 선도 굵은 편이구요...하지만..그런 평범한 그림체의 그림이(물론 작가분은 그리는데 힘드시겠지만.) 내용을 잘 살리는 것 같습니다. 너무 심각하고 큰 사건이 없이 진행하다보니..저는 사실 그렇게 재밌게 보지 못했습니다.(아마 요즘 만화에 너무 길들여진듯...) 그림체 이쁘고 감각적인 순정만화를 보시려는 분이시라면 보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