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우리는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거죠?"

야영 채비를 하면서 그가 물었다.

"그대의 마음이 가는 곳에 그대의 보물이 있기 때문이지."

"제 마음은 변덕스럽습니다. 꿈을 꾸는 듯하다가도 동요하고, 이제는 사막의 한 여인과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그녀 생각에 빠져 있을 때면, 마음은 이것저것 물어대며 숱한 밤을 잠 못 들게 합니다."

"좋아, 그건 그대의 마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라네. 마음이 그대에게 말하려는 것에 귀를 기울이게"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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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게 6개월이 멀다하고 바뀌는 내게 이 변덕스러운 마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말해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이 살아 있는 내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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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양들은 그에게 중요한 한가지를 가르쳐 주었다. 세상에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어떤 언어가 존재한다는 사실 말이다. 그는 바로 그 언어를 통해 지금까지 가게를 키워올 수 있었다. 그건 사랑, 열정, 무언가를 바라고 믿는 마음으로 만들어지는 감동의 언어였다.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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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은 항상 내 열정이 부럽다고 했었다. 하지만 나의 열정은 늘 너무 빨리 식어버린다.

오랜 시간 지속될수 있는 그런 사랑, 열정, 믿음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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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희거나 검은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거지" 그리고 그는 박하차를 가져다주는 드리스 씨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오래 산 경험에서 나온 말이란다." 하밀 할아버지는 위대한 분이었다. 다만, 주변 상황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을 뿐.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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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주변 상황이 도와주지 않는 사람이 하밀 뿐이랴.. 둘러보면 천지에 위대할 뻔 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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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이매지 > 택시에서 바라본 프랑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 지음 / 창비 / 199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접하는 세계는 익숙한 세계가 아니면 익숙하지 않은 세계로 나뉠 수 있다. 내게있어서 택시는 익숙한 세계이고, 파리는 익숙하지 않은 세계이다. 익숙한 세계와 익숙하지 않은 세계의 만남. 이 책은 그런 양쪽의 호기심에서 선택하게 된 책이었다. (물론, 저자인 홍세화에 대한 관심도 있긴 했지만.)

  앞서 내가 택시를 익숙한 세계로 표현한 것은 우리 가족의 가장 큰 생계수단이 택시이기때문이다. 이런 저런 일을 하면서 아빠가 정착한 일은 택시였고, 벌써 택시를 시작한지도 5년이 넘었다. 이 책의 저자인 홍세화가 말하는 것처럼 한국의 택시기사들은 지금도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이야 아빠도 개인택시를 하기때문에 그나마 조금의 여유가 생겼지만 회사에 소속되어 일을 할 때는 정말 먹고 살기 빠듯했다. 게다가 일주일은 야간에, 일주일은 주간에 일하는 방식때문에 신체리듬자체가 깨져버렸다. 프랑스의 택시운전사들도 회사택시를 할 때에는 노예처럼 다뤄진다고 그는 얘기하고 있는데, 실상 한국의 택시 운전사들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는 것 같다. 

   한국과 프랑스의 택시문화가 다른 것은 택시의 소유개념도 포함된 듯 하다. 한국의 경우에는 개인택시를 할 경우 차와 함께 번호판을 사야한다.그 번호판이라는게 그야말로 한 밑천이라서 2년 전 아빠가 개인택시를 갓 시작할 때만 해도 내 기억으로는 6500만원정도했었던 것 같다.거기에 차값은 1200만원정도였었다.그 외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돈까지 8천만원이 넘는 돈이 한 번에 나갔다.(물론, 어떤 일이던지 시작할 때 밑천이 드는 건 당연한 것이지만.) 개인 택시를 할 수 있는 자격(사업용 자동차를 3년 이상 운전, 3년 이상 무사고)이 된 사람들이 회사택시를 하면서 아둥바둥사는 것은도 이렇듯 큰 부담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 몫에 많은 돈이 나가는 한국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회사 택시 대신에 임차 택시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 자신들의 처지를 '현대판 노예'라고 칭할만큼 이 사람도 힘들긴 매한가지지만, 프랑스에는 날짜시간표 규정이 있기때문에 한국보다는 상대적으로 생태에 덜 어긋나는 편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한국처럼 매일 교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임대료를 지불하면 일주일간 자신의 차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달랐다. 물론, 한국에서 회사에 돈을 내는 것처럼 프랑스에선 임대료를 벌기 위해서 부지런히 일해야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어쨌거나 택시라는 매개를 통해서 우선 한국과 프랑스에 공통점과 차이점들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는 것과 택시에 타는 사람들을 통해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택시라는 익숙한 세계를 통해 프랑스의 문화와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면, 또 한 편으로는 익숙하지 않은 프랑스란 사회에 대해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다. 프랑스에 망명을 해서 살았던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프랑스는 어떤 사회인지, 사람들은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지, 또 그에 반해 우리의 사회는 어떤지에 대해서 비교해서 볼 수 있었다. 특히나 저자가 남민전 사건에 연류되어 돌아오지 못하며 한국에서의 그의 행동에 대해서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답답함이 느껴졌다. 분명 우리에게 있어서 그런 시대(자신의 의견을 소신껏 말하면 빨갱이소리를 듣던)가 있었고, 그런 폐쇄적인 모습은 현재에도 유지되고 있다. (한 예로 한총련을 생각해보자. 난 그들의 의견에 동조하지는 않지만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하는 것은 아무리 국가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개인에겐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져야한다고 생각하기때문에.)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우리의 사회는 여전히 폐쇄되어있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도 있으며,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쫓기는 신세의 사람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만큼 한국사회는 닫힌 사회이고, 억압된 사회라는 말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홍세화는 프랑스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사회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특히 프랑스 사회의 '똘레랑스'에 대한 이야기나 토론문화같은 것은 꽤 인상깊었다.

  익숙한 세계와 익숙하지 않은 세계를 각각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었기때문에 쉽고 빠르게 읽어갈 수 있었다. 때때로 답답함을 느꼈고, 때때로는 슬픔때문에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끼기도 했다. 책을 덮고 나서는 나와 다른 사람들의 삶, 나와 다른 사람들의 삶. 그것을 인정하고 서로 공존해나갈 수 있는 것.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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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뒷담화]<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펴낸 김수진 푸른숲 기획위원

“제철에 피는 꽃을 보라”

월드비전 한비야(48) 긴급구호팀장이 <한비야의 중국견문록>(푸른숲. 2001)에서 했던 말이다.

“제철에 핀 탐스러운 국화는 묵묵히 때를 기다려 차례가 왔을 때 아름답게 핀다. 첫 봄의 개나리를 시샘하지 않고, 한여름 붉은 장미가 필 때 나는 왜 이렇게 다른 꽃보다 늦게 피는가 한탄하지 않는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늦깎이라는 말은 없다. 아무도 국화를 보고 늦깎이 꽃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국화를 보며 “모두와 똑같이 살 필요는 없다”는 진리를 깨달았고 마흔 넘어 ‘당차게’ 세계 곳곳의 긴급구호 현장에서 일하는 긴급구호요원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긴급구호 활동 5년간의 이야기를 담은 베스트셀러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푸른숲. 2006)를 기획한 도서출판 푸른숲(파주출판단지) 김수진(45) 기획위원도 인터뷰 중 “제철에 피는 꽃”을 언급했다 . 독자를 감동시킨 저자의 ‘글’은 기획자의 가슴에도 남아있었다.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푸른숲. 1999), <한비야의 중국견문록>(푸른숲. 2001),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까지 3권의 책을 만들어 온 김수진 기획위원과 함께 한비야와 ‘푸른숲’이 함께 한 7년의 시간을 돌아봤다.

“2박3일간 함께 한 도보여행”

올해로 출판경력 16년째인 김수진 기획위원. 한비야와 처음 만났던 7년 전을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국내여행만 하던 사람이 우리 땅을 걷는 것과, 세계여행을 다녀 온 사람이 걷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차이가 궁금했고, 당시 유행하던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라는 말을 들으며 우리 모두가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시작 했습니다”

한비야가 전라남도 해남 땅끝 마을에서 강원도 통일전망대까지 800km를 도보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전화를 걸어 도보여행에 동참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냈다.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아들을 데리고 2박3일간 한비야의 도보여행에 함께한 김 위원은 차를 타고 다닐 때 보지 못했던 갖가지 상황들을 목격했다. 특히, 걷다 보니 ‘안 좋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됐다.

“그때마다 한비야씨는 사람들을 참 ‘오래’ 봤어요. 말없이, 지긋이. 사람을 쉽게 지나치지 못한다는 강렬한 인상을 받았어요”

김 위원은 함께 한 도보여행에서 남에게 무엇이든 ‘잘’ 물어보는 한비야의 당돌함과, 약한 사람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깊은 ‘애정’을 느꼈다.

기획자에게는 두 가지 타입의 저자가 있다고 한다. 한번 만나고 특별히 다시 만나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사람과, ‘계속’ 다시 보고 싶은 사람. 한비야는 ‘계속, 보고 싶은 사람’ 이었다.

“‘책’ 밖에 없는 여자, 한비야”

단, 이틀을 함께 지냈을 뿐인데 김 위원의 아들은 한비야를 금새 따랐다. 수더분한 성격에 재미있는 말도 잘하는 한비야의 매력에 아이도 ‘풍덩’ 빠진 것 같았다. 언젠가 일로 그녀의 집에 놀러 간 김 위원은 ‘책’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는 것에 놀랐다고 한다.

겉치레에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치장 할 시간이 없어서 인지 옷도 거의 없었고 복잡한 세간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세간 대신 집안을 가득 메운 책을 보며 “세상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선이 저 안에서 나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 꾸미지 않는 여자, 있는 그대로를 보이 돼 ‘거짓말’ 하지 않는 여자. 아이와, 힘들고 약한 사람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여자. 그 여자가 바로 한비야였다.

“우리가 한비야를 읽는 이유”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는 15만부, <한비야의 중국견문록>는 60만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35만부가 나갔으니 한비야는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이기 이전에 ‘베스트셀러작가’다.

왜, 독자들은 한비야의 책을 그토록 사랑할까. 기획자는 세 가지 이유를 꼽았다.

“자유, 글과 삶이 일치하는 정직한 태도, 용기”

모두와 똑같이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일찌감치’ 벗어난 자유주의자, 글과 삶이 일치하는 정직한 태도, “왜 안돼? 분명히 방법이 있을 텐데. 방법을 반드시 찾아 볼 거야” 어떤 상황에도 쉽게 굴복하지 않는 용기. 독자들이 한비야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김 위원은 한비야를 일컬어 ‘공익적 마인드가 충천한 사람’이라고 했다.

일의 효과를 가장 중시하는 한비야는 자신을 얼마나 대접하는 자리인가, 얼마나 빛날 자리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자리인가”를 가장 중시한다고 한다. 한비야에게 중요한 것은 ‘개인’이 아니라 ‘공익’ 이다.

“그들의 불행이 정말 그들만의 불행일까?”

김 위원은 기획할 때 “이 책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진다. 저자와 만드는 이의 생각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은 기획자의 몫이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만들 때 저자와 기획자가 합의했던 컨셉은 “그들의 불행이 정말 그들만의 불행일까? 그들의 가난이 정말 그들만의 가난일까? 혹시 그 안에 내가 있는 것은 아닐까”였다.

이어 AIDS, 전쟁, 테러, 학살, 죽음 등 험하고 어두운 이야기를 어떻게 독자들에게 전달 할 수 있을까, 남을 “돕자”는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나누자”는 이야기로 바꿀 수 있을까라는 문제로 고심했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가장 싫어 할 정도로 남을 가르치려드는 태도를 질색하는 한비야는 “이 이야기는 고통 받던 그들의 이야기지 내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부각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위원은 “아니다. 책이나 기사를 통해 알려진 그 이야기를 한비야가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한비야가 드러나지 않으면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전달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저자와 기획자가 ‘충돌’한 유일한 순간이었다. 결국 기획자의 ‘끈질긴’ 설득에 저자는 ‘항복’ 했다. ‘기억력이 대단히 좋은’ 한비야는 거르지 않고 써내려 간 일기를 기준으로 당시 상황과, 사람들을 복원시켜 나갔다. 덕분에, 김수진씨는 한비야의 일기를 모두 ‘훔쳐’ 볼 수 있었다.

“독자반응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나와”

기획자의 생각은 적중했다. 각종 매체는 ‘한비야’가 새 책을 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집중 조명했다. ‘홍보’ 전문가 한비야는 누구보다 책을 알리는 효과적인 방법을 알고 있었고, 출판사가 아닌 저자를 찾아가는 언론에 ‘똑똑히’ 답했다. 덕분에 홍보, 마케팅 과정에서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없었다.

기획자가 가장 크게 놀란 것은 ‘독자 반응’ 이었다.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김 위원은 “지금도 독자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라며 큰 눈에 그렁그렁한 눈물을 내비쳤다.

“우리가 정말 잘못 생각했던 거죠. 이렇게 어두운 이야기를 받아 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기우였어요. 이미 독자들은 동시대 사람들의 고통을 들여다 볼 뜨거운 심장을 갖고 있었고 따뜻한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수많은 서평들, 독자반응들은 책만큼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잊혀지지 않는 독자반응은 ‘한비야와 함께 하는 맥주파티’라는 제목으로 열었던 이벤트. 중풍으로 몸이 불편한 중년의 남편과 아내는 멀리 청주에서 올라와 한비야를 응원하고 있었다.

“참 사람들 착하구나. 이렇게 한비야를 응원하는구나”라는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 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대대적인 홍보마케팅이 아닌 따뜻한 심장을 가진 독자들의 손에 의해 베스트셀러로 만들어졌다.

“의사친구도 부러워하는 내 일이 너무 좋아”

올해로 16년. 단 한번도 푸른숲이라는 둥지를 떠나 본적이 없는 김 위원은 공지영의 <봉순이 언니>(푸른숲. 1998)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푸른숲. 2005) 등을 기획했다.

기획분야 전문가 자리에 오른 지금까지 늘 `Adventure(모험)` 라는 단어를 품고 일했다. 기획이란 `모험`이다. 아무것도 써있지 않는 커다란 흰 종이위에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20만부쯤 나가겠다고 생각한 책이 20만부가 나갔다면 실패한거에요. 맨땅에 헤딩한거죠. 20만부를 예상한 책이라면 그 이상이 나가야 해요. 그건 기획자의 자존심이에요”

“낯을 무척 가린다”는 내성적인 성격의 김수진씨는 일에서 만큼은 놀라운 진취력과 도전성을 보였다. 좋아하기 때문에 도전 할 수 있다는 그녀는 자신의 일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이젠 의사친구들도 나를 부러워해요. 출판은 돈을 버는 의미 그 이상을 뜻하는 일이에요. 늘 새로운 것을 향해 내 마음은 어디론가 가고 있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일까 올해 대학에 들어가는 아이가 있다는 말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그녀는 젊어 보였다. 늘 ‘feel`이 꽂히는 일을 찾아 헤맨다는 김 위원은 지금, 아시아를 주제로 한 시리즈를 준비 중이다. 작년 4월부터 준비해온 프로젝트다.

“이젠 ‘아’ 소리만 내도 친구들이 도망가요”라며 웃는 그녀의 얼굴에서 진한 행복감이 묻어났다.

“<지도 밖으로..>는 한비야 삶에 대한 응원이었다”

김 위원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의 성공은 “한비야 삶에 대한 응원” 이라고 해석한다. ‘착한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다만, 그것을 꺼내는데 익숙하지 않고, 표현 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사람들이 책을 통해 마음을 열어 보인 것이다.

월드비전은 기업의 지원은 줄었지만 개미군단들의 지원은 더 늘어났다고 했다.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들은 한비야와 세계 곳곳에서 먹지 못해, 치료받지 못해 죽어가는 이들을 응원했다.

그는 “영원히 마음이 말랑말랑 해서 간절히 원하는 게 많았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발언권이 적은 소수자의 이야기’에 계속 귀 기울일 것”이라는 푸른숲의 의지를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제철 만난 두 송이 꽃` 한비야와 김수진.

`아름다운 심장`을 가진 저자와 기획자가 만들어 낸 한권의 책은 나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기적인 시선을 밖으로 돌리게 만들었다. 이들의 다음 작품이 언제 나올지 모르지만, 한 계절을 보내고 또 다음 계절을 보내며 그 꽃이 만개하기를 기다린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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