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8 - 애장판
김기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나는  상처 받은 사람들,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것을 좋아한다. 어느새 내가 먼저 울고 있지만, 또 어느새 내 상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난 그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설(雪)을 만나는 동안 난 조용히 성은의, 또 유노의 상처를 훔쳐보고 있었던 것 같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기에 그때는 너무 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의 상처를 훔쳐보는게 아니라 응원해주고 같이 이야기하는 기분이다.

성은이 몇살이였지? 유노가 몇살이였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지금 몇살인거지?  1권에서 8권까지 오는데 꼬박 10년이 걸렸다.  만화 속 그들의 나이는 그대로일지 몰라도 그 세월만큼 어느새 그들의 생각도 많이 자라있는 것 같다. 아니 사실은 내 생각이 많이 자랐는건지 모르겠다.

성은이가 기억을 되찾기 위해 별장에 오고 그 그림과 마주한다. 이상하게 그 그림만 보면 내 가슴은 자꾸 콩딱 거린다. 사고 이후 남자로만 살아오던 성은에게 진정한 치유는 여자로 살게 될 때 이루어 지는 것이겠지? 기억도 하지 못하는 유노를 향해 이 사람이... 이유없이 그냥...좋은 거야...! 이 형이 정말 좋아.... 라며  생각하는 성은의 저 생각이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형태로 8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데 마치 그 생각이 메아리가 되어서 온 세상으로 퍼져나가는 것 처럼 느껴진다.

9권이 마지막이며 2005년 여름에 만나자는 약속을 지켜지지 않았다. 그러나 난 또 기다릴것이다. 앞으로 다시 5년이 흐른다 해도... 성은이가 치유될 수 만 있다면.... 성은이의 상처가 치유되면 내 상처도 치유 될것만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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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6-11-04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저도 이 만화 읽었어요. 아직까지 연재되고 있군요. 우와... 이제서야 8권...
김기혜님 만화.. 참 감정이입이 잘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

이쁜하루 2006-11-06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빨리 9권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